
Sri Lanka — 스리랑카 경제가 관광 회복과 송금 증가 등으로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형 자연재해인 ‘사이클론 디트와’의 여파로 재정·물가·대외부채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제사회 지원과 긴급 금융을 바탕으로 복구에 속도를 내는 한편 투자환경 개선과 개혁 지속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 외환보유고 60억달러…재정적자 60% 축소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발표한 2025년 11월 기준 주요 경제지표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약 0.82억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해외 노동자 송금은 6억7천300만달러로 누적 71억달러를 넘어섰다. 관광 수입은 2억5천200만달러였다.
올해 1∼11월 상품 수출은 124억달러, 수입은 193억달러로 누적 무역적자는 69억달러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은 60억달러 수준이며, 2025년 말 루피화 환율은 달러당 309.99루피로 전년 말 대비 5.6% 하락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1∼10월 누적 재정적자가 전년 대비 60% 축소됐고, 기본수지는 1조6천억루피 흑자를 달성했다. 재무부는 부가가치세(VAT)와 관세 징수 강화, 차량 수입 재개, 조세행정 개선 등을 통해 조세수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16%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다만 10월 수입액이 약 22억달러로 급증하면서 경상수지는 약 10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대외부문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 사이클론 피해 최대 160억달러 전망…IMF 지원 구조 변화
지난해 말 발생한 사이클론 디트와는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필수서비스위원장은 피해 규모가 60억∼7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국제노동기구(ILO)는 잠정 피해액을 약 160억달러로 추산했다. 일부 연구기관은 이번 재해로 2025년 GDP가 0.5∼0.7%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엔 조사에서는 식품 불안정 인구 비율이 기존 13%에서 32%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기존 확대금융지원(EFF) 검토를 연기하고 긴급금융제도(RFI)를 통해 2억6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유엔(UN)과 유럽연합(EU), 세계은행(WB), 일본 등도 수백만∼수억달러 규모의 인도적·재건 지원을 발표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IMF에 제출한 서한에서 기본수지 흑자 유지와 세수 기반 확대, 지출 통제, 보호무역 회피 등을 약속했다.
◇ 정부, 채무유예·복구 예산 확대…인플레이션 압력 우려
중앙은행은 은행권에 대출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 연체이자 완화 등 채무구제 지침을 내렸다. 정부는 긴급 복구 지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택·농업·중소기업 지원 및 인프라 복구 자금을 우선 배정했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약 5천억루피 규모 복구 재정을 투입할 경우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생계 회복을 위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간 기업의 참여를 요청하며 ‘스리랑카 재건 기금’을 설립했고, 피해 농민 보상금 지급과 국가 복구 청사진도 발표했다.
◇ 관광객 역대 최대에도 수입 감소…저가 패키지 영향
관광 부문은 회복세와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2025년 방문객은 236만2천521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1인당 지출 감소와 체류기간 단축, 할인 경쟁 심화로 11월 관광 수입은 전월 대비 8.5% 줄었다.
정부는 2026년 목표를 방문객 270만명, 관광수입 45억달러로 설정했다.
◇ 무역·투자 환경 개선 시도…대외부채 관리 변수
무역 분야에서는 코코넛 제품과 전자제품, 식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11월 수출이 전년 대비 5.56% 늘어난 13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개발청은 2025년 총수출이 17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상호관세 협상 준비 의사를 밝혔고, 대통령은 임의적 국유화 방지와 정책 예측성 제고 등을 통해 투자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IMF는 재정 구조가 여전히 취약하며, 사이클론 여파로 2026년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 상단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채무 상환 연기 주장에 대해 공공재정위원회는 국가 신용도 하락 우려를 들어 반대 입장을 밝혔다.
◇ 정치권 갈등 속 개혁 지속 여부 주목
사이클론 대응과 IMF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정치권 내 의견 차이도 드러났다. 야당 지도부 일부는 정부 예산이 IMF 중심이라며 비판했지만, 다른 인사들은 개혁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사회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반부패위원회는 과거 정부 인사의 석유공사 입찰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이며, 의회는 2025년 한 해 동안 부가가치세법 개정 등 총 26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문가들은 “스리랑카 경제가 관광 회복과 재정 개선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보이지만, 자연재해와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재건 과정에서의 물가 관리와 부채 안정화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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