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본 기사는 2026년 8월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이 발표한 보고서 『The Great Transshipment Scam: Rise, Scope, and Costs』의 주장과 분석, 수치 및 정책 제안을 원문의 취지와 구성에 따라 기사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기사에 사용된 ‘거대한 우회수출 사기’, ‘그림자 우회수출 네트워크’, ‘추한 자매도시’, ‘탐정 국경’ 등의 표현과 국가·산업 분류는 해당 보고서의 표현과 평가를 옮긴 것이며, 본지의 독자적인 사실판정이나 해당 국가·기업의 불법행위 확정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백악관이 지목한 산업 경로와 새로운 세관 단속체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은 중국산 제품의 제3국 우회가 미국의 특정 제조업 지역과 일자리를 직접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he Great Transshipment Scam』 보고서는 해외의 우회수출 위험 거점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산업지역을 연결해 이른바 ‘추한 자매도시(Ugly Sister Citie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반적인 자매도시가 문화와 교류를 통해 맺어진 관계라면, 보고서가 제시한 ‘추한 자매도시’는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의 생산과 일자리가 해외로 이동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외국 거점에서 중국 연계 상품의 취급이 늘어나면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제조업 지역이 주문 감소와 설비가동률 저하, 고용 압력을 받는다는 논리다.
보고서는 이러한 관계가 모든 국가와 품목을 포함한 완전한 목록이 아니라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미 상무부 무역경제분석국, Exiger와 Goldman Sachs가 위험도가 높다고 분류한 HTS 품목을 미국의 NAICS 제조업 분류와 연결하고, 미 인구조사국과 노동통계국의 지역별 사업체·고용·임금자료를 이용해 미국의 대응 산업지역을 선정했다.

멕시코에서 한국까지 이어진 산업 경로
보고서가 첫 번째로 제시한 곳은 멕시코 과나후아토·케레타로 지역이다. 이 지역은 전동기, 발전기, 변압기와 정지형 변환기 등 HS 8501~8504 제품의 잠재적인 중국 연계 경유지로 분류됐다. 대응하는 미국 제조업 지역으로는 디트로이트·그랜드래피즈·인디애나폴리스가 지목됐다.
한국의 경기 반도체 벨트는 HS 854239에 해당하는 집적회로의 잠재적인 통로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중국 연계 집적회로가 경기 지역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올 경우 피닉스·오스틴·포틀랜드·산호세의 반도체 생산을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호찌민 지역은 HS 8536 전기회로 보호·개폐장치의 경로로 분류됐다. 미국에서는 시카고·밀워키·록퍼드의 전기장비 산업이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연결됐다.
인도의 푸네·구자라트·첸나이 생산벨트는 HS 8413~8414 펌프와 압축기, 미국에서는 신시내티·데이턴·콜럼버스 산업권과 대응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말레이시아 페낭·쿨림 지역은 HS 392690 플라스틱 제품의 경로로, 애크런·캔턴과 사우스캐롤라이나 북부의 플라스틱 생산지역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브카시·바탐 지역은 HS 392310 플라스틱 상자·케이스·운송용 포장제품을 취급하는 곳으로 제시됐다. 미국의 대응 지역은 휴스턴·레이크찰스·보몬트·털사였다.
태국 아유타야·사뭇쁘라깐 지역은 HS 903210 온도조절기의 잠재적 경로로 분류됐으며, 미국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의 제어장치와 계측기 생산기반이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제시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카우세도·아이나 지역은 커넥터가 달린 HS 854442 절연전선과 케이블 조립품을 취급하는 거점으로, 포틀랜드·시애틀·스포캔의 케이블·커넥터 산업과 대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타리카 리몬·모인 지역은 HS 850300 전동기와 발전기 부품의 잠재적 경로로 지목됐다. 미국에서는 댈러스·포트워스와 오클라호마시티의 생산·물류망이 대응 지역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우회수출 10억 달러당 직·간접 일자리 6,000개가 대체된다는 앞선 기준을 적용하면, 각각의 경로가 미국 내 동일 제품 제조능력에 압력을 가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산 제품이 새로운 국가의 제품으로 미국에 들어오면 미국의 공장과 기계가공업체, 금속제조업체, 전자제품 생산업체, 플라스틱 기업과 물류 노동자들이 가져야 할 주문이 해외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승자와 패자가 명확한 제로섬 게임으로 표현했다. 해외 경유지가 이익을 얻을수록 미국은 손해를 보며, 이러한 체계가 오래 지속될수록 사라진 미국의 제조능력을 다시 회복하기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종이 서류로는 잡을 수 없는 무역
보고서는 기존 세관 시스템이 오늘날의 우회수출을 감시하기에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종이 적하목록, 수동검사와 상품이 이미 국내시장에 들어간 뒤 진행되는 감사는 무역량이 적고 공급망이 단순했던 시대에는 작동했지만, 컨테이너 무역과 다국적 생산, 디지털 물류가 지배하는 현재에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화물과 여행자를 중앙에서 심사하고 국가안보 위협과 불법무역을 미국 국경에 도착하기 전에 차단하기 위해 국가표적센터를 발전시켜 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CBP는 현재 위험분석과 화물 표적선정 시스템에 머신러닝과 대규모언어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AI는 비침투식 컨테이너 검사, 이상징후 탐지와 미국 도착 전 위험화물 선별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불법행위에 참여하는 기업도 전술을 빠르게 변경하고 페이퍼컴퍼니를 해산하거나 새로운 법인으로 이동할 수 있어, 개별 화물만 분석하는 방식으로는 조직적인 관세회피망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CBP의 각종 데이터와 AI 분석기능을 하나의 예측체계로 결합하는 ‘탐정 국경(Detective Border)’ 구상을 제시했다.
24시간 작동하는 ‘탐정 국경’
탐정 국경의 핵심은 세계 무역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신고된 원산지와 운송 경로, 제품의 부품구성을 정상적인 무역 패턴과 비교해 인간이 대규모로 찾아내기 어려운 불일치를 탐지한다.
이 체계는 원산지 신고와 과거 운송기록, HS 품목분류, 상품가격, 생산시설, 기업 소유관계, 공급업체, 계열사와 금융관계를 함께 분석한다. 특정 국가가 신고된 수출량을 실제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인력, 원재료를 갖췄는지도 검증한다.
중국에서 제3국으로 들어온 제품의 물량과 제3국에서 미국으로 나간 물량이 비슷한 시점과 규모로 움직이는 이른바 ‘거울 흐름’도 분석 대상이다. 생산량에 비해 공장 규모가 지나치게 작거나 새로운 회사가 설립 직후 대규모 수출을 시작하는 경우, 운송 도중 원산지와 송장, 상품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바뀌는 경우도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
항만에서는 컴퓨터비전과 머신러닝이 컨테이너 표식, 포장 형태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한다. 신고된 화물의 디지털 정보가 컨테이너 안의 물리적인 상품과 일치하는지 확인해 서류만 바꾼 제품을 실시간으로 찾아내겠다는 구상이다.
보고서는 탐정 국경이 정상적인 해외 직접투자와 근거리 생산을 불법 우회수출과 구별하고, 우회수출 규모를 더욱 정확하게 추산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AI가 신호를 찾고 행정명령이 집행한다
탐정 국경의 분석결과를 실제 관세 추징과 처벌로 연결하는 제도적 기반은 2026년 6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14411호다.
이 행정명령은 국토안보부와 CBP에 수입자 등록 요건을 강화하고 충분한 보증과 미국 내 자산을 요구하며, 소유관계와 사업 제휴관계를 추가로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법규 준수상태를 확인하는 요건과 처벌, 무역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조치가 해외에 있어 미국의 집행이 어려운 수입자, 보증이 부족한 수입신고, 불투명한 소유구조, 반복적인 위반자와 원산지를 감추기 위한 서류조작을 직접 겨냥한다고 설명했다.
AI는 비정상적인 운송 경로, 의심스러운 선하증권, 허위 원산지 신고, 가격 불일치와 생산능력의 모순을 찾아낸다. 행정명령은 CBP가 이러한 신호를 근거로 화물을 차단하고 관세를 추징하며 벌금과 수입배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수입자의 책임과 집행력을 강화한다.
보고서는 “탐정 국경이 신호를 찾고, 세관 행정명령이 그 신호를 차단·처벌·관세징수·시장배제로 전환할 수 있는 집행수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앞으로 모든 선하증권과 적하목록, 원산지 증명서가 잠들지도, 지치지도, 잊어버리지도 않는 AI 감시망을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상품을 재포장하거나 재송장 발행, 재경로화하는 국가와 기업에는 즉각적인 화물차단, 징벌관세, 제재와 미국 시장 접근 제한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보고서는 탐정 국경과 행정명령을 포함한 새로운 조치가 불법 우회수출을 실제로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역·세관 자료가 상당한 시차를 두고 발표되고 행정명령의 여러 조항도 아직 완전히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국가별 무역자료와 세관자료를 분석해 우회수출 물량과 관세손실, 일자리·GDP·세수 비용이 감소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AI 탐정 국경이 그림자 우회수출 네트워크와 ‘거대한 우회수출 사기’의 종말을 알리는 출발점이자, 미국의 관세제도와 제조업·방위산업 기반을 회복하는 새로운 집행시대의 시작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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