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샌더스 퍼스는 미국 과학의 한복판에서 태어났다. 하버드의 수학자 벤저민 퍼스의 아들로, 하버드에서 화학을 공부했으며, 수십 년간 미국 해안측량국에 몸담았던 그는 철학을 측정을 통해 배웠다. 별과 진자, 지도와 오차, 정밀 기기들, 그리고 사실이 지닌 완고한 저항감을 통해서.

그의 프래그머티즘은 본래 불분명한 사고를 치유하기 위한 처방이었다. 1877년 「믿음의 고착」에서 퍼스는 물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의심이 주는 불편함에서 벗어나는가? 고집스럽게 기존 신념에 매달릴 수도 있고, 권위에 복종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도 있다. 아니면 과학을 따를 수도 있다. 오직 마지막 방법만이, 믿음이 욕망 바깥의 무언가에 의해 교정될 수 있도록 해준다.
1878년 「관념을 명석하게 하는 방법」에서 그는 이 원칙을 더욱 날카롭게 벼렸다. 어떤 관념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그것이 참일 경우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실제적 결과가 무엇인지를 물어라. 그의 유명한 예시는 ‘단단함’이다. 다이아몬드를 단단하다고 부르는 것은 그것의 내적 본질을 칭송하는 말이 아니라, 누군가 그것을 부수려 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말하는 것이다. 의미란 가능한 행동 속에서 나타난다.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은 단지 머릿속에 문장 하나를 저장하는 일이 아니라, 그것에 따라 행동할 준비를 갖추는 일이다. 만약 어떤 관념이 행동에서 아무런 차이도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그것의 의미는 사유의 옷을 걸친 안개에 불과하다. 문자 그대로,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퍼스가 프래그머티즘의 엄격한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다. 그는 프래그머티즘에 첫 번째 법칙을 부여했다. 관념은 현실에서 임대료를 내야 한다. 개인의 사견은 공적인 검증에 의해 교정되고, 사실들은 이상적으로 그럴듯해 보였던 것들을 천천히, 그러나 끝내 패배시킨다.
글 | 변중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