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 Rewritten — “언덕 위의 도시(City Upon a Hill)”라는 표현은 1630년, 청교도 지도자 존 윈스럽(John Winthrop)이 뉴잉글랜드로 향하던 아르벨라호에서 설교하며 처음 사용한 말이다. 이 표현은 마태복음에서 차용된 것으로, 새로운 사회가 신의 시선 아래 놓여 있으며 전 세계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급진적인 도덕적 야망을 담고 있었다. 미국의 정체성은 시작부터 단순한 생존이나 번영이 아니라 ‘도덕적 목적’과 깊이 얽혀 있었다.

이 믿음은 초기 미국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청교도들은 성공과 실패를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 도덕적 신호로 보았다. 법, 교육, 공동체 생활은 윤리적 규율로 채워졌다. 시간이 흐르며 이러한 도덕적 자기 인식은 신학을 넘어 국가 이념으로 발전했고, 미국은 점점 스스로를 단지 강한 나라가 아니라 ‘옳은’ 나라로 인식하게 되었다.
20세기에 들어 이 표현은 정치적 수사로 다시 등장했다. Ronald Reagan은 냉전 시기 미국을 자유와 미덕의 등대인 “빛나는 언덕 위의 도시”로 묘사했다. 이 서사에서 도덕성은 민주주의, 자본주의, 그리고 세계적 지도력과 결합되었다.
그러나 이 이상은 항상 긴장을 내포해 왔다. 스스로를 도덕적으로 선택된 존재라 믿는 것은 개혁과 희생을 낳기도 했지만, 배제와 위선, 폭력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노예제, 원주민 강제 이주, 해외 개입은 모두 도덕적 사명이라는 주장과 공존했다.
따라서 “언덕 위의 도시”는 미국의 가장 높은 열망이자 가장 깊은 모순을 동시에 상징한다. 이는 성공을 넘어, ‘옳음’을 추구해 온 한 국가의 내면을 드러낸다.
— 목계(木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