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탄절에 올린 “사랑은 우연일까 아니면 운명일까? (Is Love a Coincidence or a Destiny?)”라는 여행기 서두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
스물 일곱 살 여름, 입사 동기생들과 프랑스 파리에 연수차 들렀을 때 본 야경은 이국적인 정취로 가득했었다. 화려하게 치장된 건물, 마법에 갇혀 버릴 것 같은 정원 속 미로, 천 년 세월의 흔적이 녹아있는 역사적인 거리에는 낭만이 넘쳐나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소 중 하나인 “샹젤리제”를 기웃거리는 젊은 이방인의 모습은 매우 낯설었지만, 파리의 젊은 여인들은 사랑에 빠지고 싶을 만큼 아름다웠다. 짧은 파리 여행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 런던으로 갔지만, 샹젤리제 거리와 파리의 여인들은 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파리에 다시 가는 꿈을 꾸었다. 샹젤리제 거리를 서성이며 스쳐가는 사랑을 붙잡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그 느낌이 첫사랑처럼 너무 짧고 강렬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우연한 사랑은 환희 가득찬 낭만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나는 다시 거기에 가지 못했다. 마음 한 켠이 비어진 채, 아주 오래 된 조 다상(Joe Dassin)의 “오! 샹젤리제” 노래로 그때를 추억할 뿐..
“우연은 운명이 되고”
“나는 거리를 거닐고 있어요. 모르는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고. 나는 아무에게나 인사를 하고 싶었어요. 그 아무나가 당신이었고, 나는 당신에게 마구 말을 걸었어요. 당신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당신과 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오, 샹젤리제! 샹젤리제 거리에는 해가 맑던, 비가 오던, 정오든, 자정이든, 당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있어요. 어제 저녁까진 모르던 두 사람이 오늘 아침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긴 밤으로 서로에게 푹 빠진 연인이 되었어요. 이른 아침의 모든 새들이 사랑을 노래해요. 오, 샹젤리제! 샹젤리제 거리에는 당신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있어요.” –
내가 불어를 할 줄 알았다면, 아니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알았다면 아마도 나는 낭만의 거리, 샹젤리제 거리의 어느 여인과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럼 나는 또 다른 인생을 겪었겠지만, 지금 샹제리제가 위험하다는 것은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

프랑스 심야시간 외출 및 이동 관련 안전공지
5월14일(일) 심야시간에 파리 샹젤리제 거리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하여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널리 알려진 관광 명소일지라도, 심야시간 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점을 감안하시어, 프랑스에 체류중인 우리 국민께서는 심야시간 인적이 드문 거리 왕래 및 늦은 밤 활동은 가급적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불의의 사고나 신변안전 관련 사건사고 발생시에는 프랑스 대사관 +33-1-4753-0101, +33-6-8095-9347(주간), +33-6-8028-5396(야간/주말)이나 영사콜센터 +82-2-3210-0404로 연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