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에는 1월에 저장해 둔 목표들이 아직 남아 있다. 밖에서는 저녁빛이 조금 더 일찍 저문다. 10월은 조용히 찾아오지만, 불편한 질문 하나를 데려오기도 한다. 올해 나는 무엇을 해냈을까?

끝내지 못한 과제와 답장이 오지 않는 지원서가 있다. 날씨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청구서는 어김없이 날아온다. 올해가 석 달 남았다는 생각에, 기분 좋은 오후조차 내가 뒤처지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달력은 성적표가 아니다. 열 번째 달에 도착했다고 해서 세상 앞에 열 달 치 성과를 내놓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노력은 남들에게 알릴 만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시간과 힘, 용기가 필요하다.
늦게까지 일하고, 누군가를 돌보고, 일자리를 찾고, 힘든 한 주를 견디는 일에는 소셜미디어에 올릴 만한 것이 별로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삶의 일부다. 얼마나 나아갔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동안에도, 당신은 삶을 살아왔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10월」에서 아침에게 “오늘의 시간을 천천히 시작해 다오”라고 부탁한다. 이미 지나가고 있는 계절과 조금 더 함께 있고 싶다는 다정한 요청이다. 어쩌면 우리도 생각보다 쉽게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가을을 느끼기 위해 주말여행을 떠날 필요는 없다. 버스 정류장의 서늘한 공기, 창밖에서 빛깔이 달라지는 나무, 집으로 걸어가는 길의 따뜻한 햇살이 있다. 이것들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잠깐 누릴 기쁨이 될 수는 있다.
10월에는 끝내지 못한 계획과 소소한 즐거움이 함께 있어도 괜찮다. 올해를 평가하기 전에, 잠깐 멈춰 보자. 오늘에서 기억하고 싶은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만큼만.
글 | Charles J. 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