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주당 초과근무 수당 지급 기준을 현행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낮추는 법안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은 9월 8일 ‘주 32시간 근무법(Thirty-Two Hour Workweek Act)’ 재발의를 발표했다. 법안은 연방 공정근로기준법(FLSA)을 개정해 초과근무 수당 적용 대상인 근로자의 주당 기준 시간을 줄이는 내용이다.

변화는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법안에 따르면 첫해에는 주 38시간, 둘째 해에는 36시간, 셋째 해에는 34시간을 넘긴 근무에 초과수당 기준을 적용한다. 이후 기준이 주 32시간으로 낮아진다. 첫 단계의 시작 시점은 법 제정일로부터 최소 180일 뒤다. 최종 기준이 시행되면 주 32시간을 초과한 근무에 통상임금의 최소 1.5배를 지급해야 한다.
하루 근무시간에 관한 조항도 담겼다. 하루 8시간을 초과한 근무에는 최소 1.5배, 12시간을 초과한 근무에는 최소 2배의 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현행 연방법은 일반적으로 주 40시간 초과 근무에 초과수당을 적용하지만, 하루 근무시간만을 기준으로 초과수당을 의무화하지는 않는다.
근로자에게 중요한 쟁점은 시간이 줄어들 때 임금도 줄어드는지다. 법안은 새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됐다는 이유로 고용주가 해당 근로자의 주간 총보수 수준이나 복리후생을 삭감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모든 근로자의 실제 근무시간이 자동으로 주 32시간으로 바뀐다는 뜻은 아니다. 사업장은 근로자에게 더 긴 근무를 배정할 수 있지만, 새 기준을 넘긴 시간에는 초과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주 32시간 근무제’가 곧 ‘주 4일 출근 의무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32시간을 며칠에 나눠 일할지는 사업장의 근무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법안의 직접적인 변화는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하는 주당 시간 기준을 낮추는 데 있다.
발의 의원들은 인공지능(AI)과 로봇, 자동화가 높인 생산성의 혜택을 근로자에게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타카노 의원 측은 1979년 이후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93.2% 상승한 반면 임금은 33.7% 상승했다고 제시했다. AI가 같은 일을 더 짧은 시간에 할 수 있게 한다면, 그 이익을 근로시간 단축에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기업들은 인건비 상승을 우려한다. 기존 업무량을 유지하면서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초과수당을 더 지급해야 한다면 가격 인상이나 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근로시간을 줄여도 일정한 인력이 현장에 있어야 하는 사업장은 부담이 클 수 있다.
근무시간 단축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2025년 발표된 한 연구는 미국과 캐나다 등을 포함한 6개국 141개 조직의 근로자 2,896명을 대상으로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 근무 실험을 분석했다. 6개월 뒤 근로자들의 번아웃과 직무 만족도, 정신·신체 건강에서 개선이 관찰됐다. 다만 참여 조직의 실험 결과가 미국 전역에 법안을 적용했을 때의 기업 비용이나 고용 효과까지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법안은 아직 제안 단계다. 앞으로의 논쟁은 AI가 높인 생산성의 혜택을 근로자의 시간과 소득으로 어떻게 나눌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기업과 소비자가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요약
미국에서 초과근무 수당을 받기 시작하는 기준을 주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낮추는 법안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준은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근로자가 반드시 주 4일만 일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3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있지만, 그 시간에는 초과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법안은 새 기준이 적용된다는 이유로 기존 주급이나 복리후생을 깎지 못하도록 했다. 찬성 측은 AI로 높아진 생산성의 혜택을 근로자도 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기업의 인건비가 늘어 가격 인상이나 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는 법안이 제안된 단계로, 시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