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18, 2024
spot_img
HomeGLOBAL KOREANS한국외대 은사 신명섭 교수님께 드리는 에세이 두 편

한국외대 은사 신명섭 교수님께 드리는 에세이 두 편

(No. 45)

View more MACHUANG DIARY

Written by Jong Kweon Yi
(borimfoods@gmail.com)

I.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에 예전에 신명섭 교수님이라는 분이 계셨다. 지리학 박사라고 하였다. 영문과가 문학과 어학이 대세였던 그 시절에 지리학박사가 우리 과의 교수라는 사실이 매우 생뚱맞게 느껴졌었다. 문학지상주의의 입장에서 우리 학과에 이질적인 배경의 구성원이라는 생각들도 존재했다. 수업도 당연히 한 번도 안들었었다. 당시 우리 학과의 대세는 셰익스피어와 워즈워드였다. 

유학 와서 미국의 문화와 문학을 대하는 입장이 되었을 때는 내가 한국에서 핵교 댕기며 참 뜬구름 잡는 공부를 해왔구나 하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당대의 또는 특정 지역의 문화와 예술의 특징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 역사와 지리인데…그러한 지식 없이 입학하여 무척 고생을 하였다. 간신히 졸업은 하였으나 그런 기초적인 학문으로 무장되었더라면 좀더 수준 있는 전공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다. 

학교 졸업한지 오래 되었어도 그 생각은 아직도 있다. 어찌 보면 나는 지금 학교 밖에서 가장 낮은 차원의 미국학을 계속 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personal fun과 미국에 대한 대중적 awareness를 조금이나마 업그레이드하기를 바라며…(2015/07/15)

 II. 

(여행중이라 자리를 옮겨서 이어 쓴다.)

신명섭 선생님 얘기하다 말았는데…내가 당시 학과 조교여서 내가 수업을 듣지 않은 교수님들도 내 얼굴을 알아보시곤 했는데, 한번은 전철 안에서 신 교수님을 마주친 적이 있었다. 인사드렸다. 당시 하셨던 말씀: 사람들이 미국을 너무 몰라. 나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중의 일부이다. 그 당시 미국은 어떤 이에게는 경배의 대상, 그리고 어떤 이들에게는 증오의 대상이었을 뿐, 진지한 탐구와 성찰의 대상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중적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이 미국을 더 잘알까? 아니면 미국이 한국을 더 잘 알까? 아마도 전자일 것이다. 알긴 아는데…자기가 알고 싶은 방식으로 안다. 좋아하고 싶으면 좋은 방향으로, 싫어하고 싶으면 나쁜 방향으로 앎을 추구하며 편견을 강화한다. 우리의 지식은 상당 부분 (근거 없는) 감정과 정서를 위무하기 위한 것들일 가능성이 되게 높다. 

전문가적 차원 또는 학술적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이 미국을 더 잘 알까? 아니면 미국이 한국을 더 잘 알까? 아마 선수들은 답변을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작은 나라인데 아주 오래전부터 정보기관은 물론 수많은 학자들이 한국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쌓아놓고 있다. 미국에 유학 와서 한국을 배울 정도라니까. 

많은 한인들이 미국에 오면 한국을 알린다고 열심들이다. 김치 페스티벌도 하고 K-pop도 알린다고 열성이다. 아주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만 물어보자. 많은 한인들이 미국에서 한국을 알린다고 열심들이다. 우리가 한국을 알리는 일과 우리가 미국을 알고 익히는 일 가운데 어떤 일이 더 유용하고 실속 있는 일일까? 

나야 미국에서 슬슬 놀러 다니는 사람에 불과하지만…한국인이라면, 더욱이 미국에서 사는 한국인이라면 객관적 입장에서 이와 같은 질문에 나름대로 답변을 갖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그랜드캐년 입구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들렀다 갈까 아니면 바쁜데 다음에 올까 고민하는 중 피워본 망상이다. 심플, 갑자기 라스베가스에서 12시까지 오면 밥 사준다고 하는 분들이 계셔서 눈물을 머금고 그냥 간다. 다음에 또 오지, 뭐. 

기회가 된다면 신명섭 선생님 한번 뵙고 싶다. 은퇴하셨겠지. 모시고 다니며 미국지리 좀 배웠으면 좋겠다. 뒤늦게 그리워하는 제자를 용서해 주세요. (2015/07/15) 

재외동포실록 (O·K-Sillok) / 뉴스 및 보도자료 to byeoninc@gmail.com
K-POP TIMES
K-POP TIMEShttps://byeon.com
750만 재외동포를 위한 미디어
O·K-Sillokspot_img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