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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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Boston to Oregon – 구루마 끌고 걸어서 대륙횡단하는 청년

(No. 38)

View more MACHUANG DIARY

Written by Jong Kweon Yi
(borimfoods@gmail.com)

벌써 며칠 지난 얘기다. 텍사스에서 뉴멕시코로 들어가기 직전 어떤 녀석이 그로서리 카트를 끌고 땡볕에 고속도로 변을 걸어가는 걸 보면서…참 힘들게 사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쌩~하고 지나갔었다. 

얼마 후 뉴멕시코에 입장, Welcome Center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말을 걸어오는 친구가 있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보스턴에서 왔는데 구루마를 끌고 이렇게 걸어오는 중이란다.  

헐. 깜짝 놀라며 진짜냐고 그랬더니…4년간 다니던 직장 정리하고 갖고 있던 모든 물건 팔고 구루마에 있는 게 전재산이고..그 안에 물과 한달치 식량을 싣고 이렇게 다니는 거라고… 원래 자기는 오레건 사람인데 일자리 찾아서 동부로 갔다가 마치 순례하는 것처럼 이렇게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식당에서 주방 일을 했는데 월급도 나쁘지 않았고 주인도 좋아했는데…살아가는 게 무미건조한 것같아서 결단을 내렸다고…

현대 미국에는 옛날같이 great 하다고 할 게 없어졌다.. 실제로 30년대 엠파이어 빌딩이나 40년대 후버댐이나 60년대 아폴로 우주선 등 역사적인 프로젝트가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이 친구의 표현에 따르면 기껏해야 아이폰 신제품 나오는 것 정도가 가장 기대되고 흥분되는 일이라나. 

배 고프면 전화해서 음식 배달시켜먹고 집에 있으면 따뜻하고 시원하고..오로지 돈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 일상을 벗어나 이렇게 다니면서 직접 걷고 직접 야생에서 먹고 자고 삶을 경험하고 느끼고 싶었단다. 참 대견한 녀석이다. 얘기하는 중간에 자기가 스물 세살이라고도 하더라. 생긴 것은 비행청소년 같은데…호연지기가 넘쳐 흐르는 청년이었다. 

자기가 일하던 식당 주인은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Biker인데…느닷없이 그만두겠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mad” 화를 막 내면서 월급이 적어서 그러냐고 올려주겠다고 하였는데…아니요 아니요..지금 받는 것도 너무 많아요…그러면서 계획을 얘기했더니 흔쾌히 이해하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테니 잘 다녀오라고 했단다. 여자친구도 자기 때매 맨붕이었지만 여전히 supporting하고 있고…고향에서 엄마아빠도 자길 기다리고 있고…행복하단다. 

추임새를 적당히 넣어가며 재밌게 들어주었더니 대뜸 손을 내밀며 자기 이름이 Dylan이라고 내 이름은 뭐냔다. 나중에 우리 이런 투어를 다큐멘터리 하나 찍자고 했더니 좋단다. 기념사진 하나 찍고 너 이메일이랑 전화번호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자기네 엄마 전화번호까지 적어주며 연락 안되면 엄마한테 전화하랜다. 

뭐..미국애들이라고 다들 얘처럼 개념있게 사는 것은 아니겠지만…틀에 박힌 미래를 위해 박터지게 경쟁하며 별로 행복하지도 않게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자꾸 생각나게 하는 미국청년이었다. 

오랜 고독한 여행 중 말동무가 필요하던 차에 내가 걸려들은 모양인데…내 입장에선 즐거운 희생양이었다. 덕분에 일정이 많이 늦어졌다. 헤어지며…조심해서 다니라고 신신당부하며 힘껏 껴안아주었다. 짜식…그 전날도 사막에서 선인장 뜯어먹었다던데…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는지 궁금하다.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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