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pril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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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텃밭에서 생도라지 & 생더덕 득템!

(No.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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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Jong Kweon Yi
(borimfoods@gmail.com)

중국발 코로나 폐렴 바이러스 때문에 온 지구가 얼어붙었어도 나는 되게 바쁘다. 할 일 다 못한다.

꽤 오랜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가 도라지청 담그기였다. 여러 일에 밀리고 밀리다가 드뎌 해냈다. 칫솔로 흙먼지 박박 밀어내기가 장난 아니었다. 나보고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산다고 핀잔 주는 사람들도 가끔 있지만 착시다. 세상에 누가 도라지 들고서 손톱 까져가면서 도라지 주름에 끼인 흙먼지와의 전쟁을 즐길 수 있겠는가? 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거고 좋아 보이는 일도 내막에 들어가면 남모를 고충이 너무 많다. 빌 클린턴, 조지 부시, 오바마…이 사람들 백악관 들어간 지 2년도 안 돼서 머리 하얗게 센 거 다 봤잖냐. 암튼 어젠 도라지 닦느라 죽는 줄 알았다.

“미주한인의 행복한 식생활!” – 미주 지역 배송 서비스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는지…신원을 밝힐 수 없는 구세주 한 분이 나타나 일을 엄청 도와줬다. 쉽게 생각했으나 복기하면 혼자서는 결코 해내지 못했을 일을 이분 덕분에 성공했다. 청 만들기 이렇게 힘들 줄이야.

늘 감사하지만 먹을 것에 대해선 내가 복이 많은 편이다. 좋은 물건들이 잘 구해진다. 그래서 이런 거 어떻게 구했냐…그런 말 많이 듣는다. 별거 없다. 운이 좋았다. 복이 많은 편이다. 이렇게 설명할 수 밖에. 

뉴저지에서 생도라지와 더덕을 구한 것도 9할이 운이었다. 그것도 최상품 중의 최상품인 텃밭 유기농. 헛점과 야로가 끼어들 여지가 없지 않은 USDA 유기농 보다 재배자 자신이 먹으려고 키워서 스스로 인정하는 작물이 텃밭 유기농이다.

이분 말씀, 당신이 폐가 안좋아 7-80세까지 할 수 있는 직장을 일찍 은퇴하고 한 10년 전부터 텃밭에 도라지 더덕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고. 한 3-4년 놔뒀다 캐먹기 시작하여 매일 먹고 있다고. 차도 끓여 마시고 청도 만들어 먹고 나물도 해 드신다고. Everyday. 그래서 많이 좋아지셨단다.

제가 다 갖다 팔면 어떻게 되나요?

팔아도 나 먹을 것은 절대 못팔아유.

이게 텃밭 주인의 포스다.

혀서, 한 무데기 가져온 도라지의 일부를 가공하기 위하여 닦고 또 닦는다. 청 만든다고 믹서기도 좋은 걸로 장만했다. 처음이라 쓸 줄 몰라 헤맸는데 유튜브 보고 방법을 알아냈다. 이것도 구세주의 공이 컸다.

소리가 무지 컸다. 옆방에 방해될까봐 골방에서 기계를 돌렸다. 도라지를 잘게 갈아 준비된 병에 넣고 꿀 투척. 도라지에 잘 배라고 나무젓가락으로 휘적휘적. 우린 또 꿀부자니까 1갤론짜리 꿀을 갖다 한통 반을 한방에 써버렸다.

원초적 식재료를 몇 년간 취급하다 보니 오늘처럼 내가 갖고 있는 아이템들을 조합해서 뭔갈 만들어본다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처럼 단순히 뒤섞어주기만 하면 끝나는 간단한 것부터 시작했다만 지지고 볶고 굽고 튀기는 고난도 요리의 첫걸음도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솜씨는 없지만 그 부족을 재료로 때운다. 최고의 재료를 아낌없이. 이게 내 레시피다. 어제 만든 도라지청도 마찬가지. 뉴저지 wild flower honey다. 도라지도 꿀도 뉴저지로 깔맞춤. 하나는 텃밭 유기농 하나는 야생. 중국산 표백방부건조 도라지와 중국산 가짜 꿀이 판치는 미국에서 이 이상의 조합은 없다. 뿌듯.

잠깐 꿀 얘기 좀 하자면, 우리 꿀은 내가 선전을 안 해서 잘 안 나가는데, 꿀이란 꿀은 안 먹어본 게 없다거나 어렸을 때 집에서 양봉장 했다거나 이런 극소수의 분들이 자꾸자꾸 구매해 주시는 덕분에 간신히 명맥을 이어간다. 해서 이렇게 내가 사용해서라도 소비를 늘리는 중.

꿀통은 다 따르고 나면 통 표면에 달라붙은 꿀이 한사발이다. 통 버리기 전에 꼭 물로 부셔 꿀물 만들어 마셔야 한다.

믹서기에 꿀물 넣고 부스러기 도라지 함께 넣고 갈았다. 도라지 쥬스다. 씁콤달콤 뉴저지 도라지 쥬스 한잔씩 원샷하고 작업 끝.

중국발 코로나폐렴 바이러스로 꼼짝 못하는 가운데 보람찬 하루였다. 웬간히 숙성되면 우리 사무실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께 우리 도라지청 한 입씩 대접할라고. (202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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