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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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도 떨어지고 꽃도 많이 피어서 

(No. 20)

View more MACHUANG DIARY

Written by Jong Kweon Yi
(borimfoods@gmail.com)

내가 술꾼은 아니지만 가끔 와인 한잔 씩은 한다. 한가지 원칙은…와인은 반드시 와이너리에 가서 사 온다는 거. 와이너리마다 적게는 열 댓가지에서 수십 가지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그 가운데 인기 좋다는 거 몇 가지 추천받아 시음해 보고 개중에서 땡기는 걸루다 한두 병 사 오면 그게 바로 득템이 된다. 주머니 사정상 아무리 좋아도 박스로 사들일 수도 없고 시간상 물건 떨어졌다고 바리바리 다녀올 수도 없다. 와이너리 맾을 잘 숙지하고 있다가 지나가는 길에 한번씩 들르는 편이니 이 정도가 딱 좋은 거같다. 

참고로 내 사무실에는 그간 비웠던 와인병이 열댓개 정도 있는데…아직은 버릴 수 없는 나의 보물이다. 지금까지 NJ에서만 25군데 정도 다녀왔는데…각각의 곳에서 한두병씩 선별하여 나의 작업실로 가져와 이곳에서 다시 고독한 시음을 하게 된다. 그렇게 고르고 또 골라…이건 다시 마셔보고 싶다는 feel이 팍 꽂힌 것들만 모아둔 것이 이 병들이다. 말하자면 best of best in new jersey. 빈병 가져가 새병 들고 오는 게 목표다. 

요즘은 와인이 떨어진지도 한참 되었고 꽃도 많이 피었다. Road trip하기 딱 좋은 시추에이션이다. 그래서 떴다. 오래전부터 갈고 닦았던 이 코스. 

물레방아가 있는 강변에서 커피한잔 마시고 Frenchtown 거쳐 PA32 국도 따라 가는 길이 끝내준다. 이 길 따라 Washington Crossing까지가 국보급 루트다. 

돌아오는 길에 Mount Salem Vineyards란 와이너리에 들렀다. 2년 전인가 한번 왔던 집이다. 다락방에 시음실을 만들어 놔서 분위기가 독특하다. 계단을 올라 내가 들어서니 천장에 머리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난 그따위 것 조심할 필요가 없는 천부적 어드밴티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했더니 일동 뒤집어진다. 왜 웃는질 모르겠다. 부러운 건 아닌 것같고. 

5종 시음에 10불 10종에 20불인데 10종 마시면 취할 것같고 5종만 하자 했다. 뭐가 젤 잘나가냐고 했고 난 (촌스러워) 스윗을 선호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벌써 대략 견적이 나왔다. 이 집은 독한 와인 위주인지 스윗은 한가지뿐이라네. 엊그제 돈도 좀 생겨서 두병쯤 사가려고 했는데…한 병만 사가는 걸로 낙찰이다. 

시음 중 딴 손님들 다 빠져나가고 나만 남았는데 주인을 포함 술 따라주는 청년 & 매니저까지 셋이서 나한테 급 관심을 보이며 신상조사를 한다. 어디 사냐? 직업이 뭐냐? 그러면서 나랑 족보를 맞추려고 애를 쓴다. 자기 동생이 한국에 파견 가 있어서 한달간 다녀 왔다는 둥…템플스테이로 며칠간 절에 있었다는 둥… 

난..질문에 충실하게…글도 쓰고 미국 각지를 다니며 맛있는 것도 찾으러 다니고..오늘도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굴러 왔다. 이 집은 오늘로 두번째다. 그랬더니…Oh..그러면서 돌아왔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주인이 되게 좋아한다. 해서 내가…지난번엔 금발머리 아가씨가 와인을 따라주었는데…오늘은 어떻게 된거냐고 했더니 아쉽게도 그 아가씨는 다른 데로 떠났다고 한다. 뭐…난 상관없다. 요즘은 이상하게도 남자들끼리 노는 것도 되게 재밌더라. 

떠날 때가 되어 점찍었던 와인 한병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요즘 다른 일 때문에 바쁜데 준비가 되면 이 집에 대해서 글 쓰러 다시 오겠다고 했다. Oh..please do so. 주인이 그런다. 나도 뻥 아니다. 벌써 쓰고 있잖냐. 

진심이 통했나? 주인이 잠깐 짱구를 굴리는 표정을 짓더니 (나의 주관적 관찰임) 내가 산 와인과 똑같은 걸 한병 꺼내서 나한테 준다. 선물이랜다. 헐..웬 횡재? 정말 땡큐였다. 저절로 입이 찢어지며 땡큐를 연발했다. 한잔 들어가서 그런지 땡큐가 완전 본토 발음으로 나와줬다. 이런 걸 보면 나도 속물이다. 

그리고 다시 코리안 액센트로 돌아와 이렇게 얘기했다. 다음에 이 집에 대해 글 쓸 때는 여기서 사면 Buy one get one free라고 홍보해줄께. 그랬더니 주인이 경기를 한다. NO. This was special. Only for you. 뭐..이렇게 놀라는데 내가 굳이 민폐 끼치는 홍보를 할 필욘 없지.. 그래서 나도 쿨 하게…I know. I was kidding..하면서 내려왔다. 

졸지에 두병이 생겼으니..누굴 초대할까? 인제 그게 고민이다. 고민하느라 아직 따지도 못했다.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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