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부터 그는 나의 눈길을 끌었다
키가 크고 가느스름한 이파리들이 마주보며 가지를 벋어올리고 있는 그 나무는
주위의 나무들과 다르게 보였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기 위해 잠시 서 있었다
그의 이름은 산수유나무라고 했다
11월의 마지막 남은 가을이었다
산수유나무를 지나 걸음을 옮기면서 나는 이를테면 천년 전에도
내가 그 나무에 내 영혼의 한 번뜩임을 걸어두었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 되풀이될 산수유나무와 나의 조우이리라는 것을
영혼의 흔들림을 억누른 채 그저 묵묵히 지나치게 돼있는 산수유나무와 나의 정해진 거리이리라는 것을
산수유나무를 두고 왔다 아니
산수유나무를 뿌리째 담아들고 왔다 그 후로 나는
산수유나무의 여자가 되었다
다음 생에도 나는 감탄하며 그의 앞을 지나치리라 *
(산수유나무 – 이선영)

From the beginning, he caught my eye
‘시’가 잊혀진 세상에 사진이 그곳을 차지했다. 우리 일상 속 파고든, 온 세상 넘쳐나는 사진에는 사람들의 ‘시’가 담겼다. ‘시’는 마음으로 느끼고 사진은 눈으로 읽는다. ‘시’는 절제된 세계, 사진 속 세상은 삼라만상(森羅萬象), 만휘군상(萬彙群象), 천태만상(千態萬象)이다.
회색 승복, 속세를 떠난 스님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은 어떻게 느껴지는 것일까.









Icheon Sansuyu Village (view map)



Story of Travel
산수유(Sansuyu 山茱萸) = Cornus officinalis
Gurye Sansuyu Village (view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