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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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문집(草溪文集) 2023

우당탕(牛堂湯), 내 삶의 기록 / 2023 / 2024 (1)
2023 終幕

(20) 한 해를 보내며 Saying goodbye to another year 31 Dec 2023 (Sun)

가는 해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작별인사도 하지 않았다. 이번 해가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여전히 버거운 한해였으니 속히 가기를 바랬으나, 마음 한 켠에는 미련이 남은 듯하다. 오늘은 하루 시간이지만, 오늘이 가면 일년을 보내게 된다. 일년의 무게에 눌려 깊은 한숨 쉬며 탄식한다.

그렇게 인생 후반부에서, 꿈 꾸었으나 여전히 성취하지 못하는 것들을 생각하며 거리 한복판에 서있다. 서늘한 바람, 한해를 보내며 멍하니..





(19) 돈은 귀신도 부릴 수 있어 Money can make ghosts work. 26 Dec 2023 (Tue)

(ɔ)초계 성탄절 즈음, 팰팍 어느 한인교회에서 담임목사 재신임안을 부결시켰다. 2/3 찬성표를 얻지 못해 해임이 된 것이다. 교인 모두에게 그다지 기쁜 성탄절은 되지 못한 듯하고, 그 휴유증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그 전에 이 교회는 소송 사건이 한 두개 있었다. 그것이 담임목사 해임안에 없지 않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교회 분쟁은 어제오늘 일 아니고, 여기저기 끊임없이 발생한다. 아무리 신성한 종교단체라도 사람 살아가는 곳 분쟁 없을 수 없겠지만, 그것이 누구로 기인 됐든, 성경의 가르침이 무용지물일 때는 마음이 몹시 씁쓰름하다.

세상사 90% 이상이 돈 문제이고, 또 그만큼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말처럼, 모든 문제에는 돈이 얽혀있다. 돈의 전지전능함은 이미 신권(神權)을 넘어선 듯 하니, 이를 부인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래서 서양에서는 “Money talks.”라 하고, 돈에 관한 집념이라면 절대 빠지지 않는 중국에서 “钱能通神(Qián néng tōng shén)”, 즉 “돈은 귀신도 부릴 수 있다.”고 한다. 부자가 되기 위한 묘수도 많이 소개되는데, “큰 돈을 벌고 싶은 남자는 다음 여덟 종류 사람과 놀아라, 그러면 평생 돈 부족함 없이 살 것”이라는 말이 그럴 듯 하다.

첫째, 돈 있는 사람과 놀아라. 둘째, 권력 있는 사람과 놀아라. 세째, 자원 있는 사람과 놀아라. 네째, 야심 있는 사람과 놀아라. 다섯째, 미래가 있는 사람과 놀아라. 여섯째, 실력 있는 사람과 놀아라. 일곱째, 능력 있는 사람과 놀아라. 여덟째, 예쁜 여자와 놀아라.

세상 물질은 지금까지 누구도 다 가진 적이 없을 정도로 무한하다. 그 소유의 차이는 이루 말할 수 없고, 그에 대한 욕심 역시 끝이 없다. 이자가 이자를 생산하는 등, 개인의 자본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인간이 취한 부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을 신은 남겨두셨다. ‘시간‘이다.

YG 양현석 대표가 예전에 K-POP Korea에서 참가자에게 한 말이 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 지 모른다. 내가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 모든 재산을 내 놓겠다”라고. 그때 양현석 대표는 주식이 절정기여서 최소 수 백억, 많게는 1천억 이상 있었을 것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댄서로 돌아가기 위해 그 모든 돈을 내놓겠다는 거였다. 나는 그 말이 진심일 것이라 믿는다. 누가 그러지 않겠는가.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아무리 늦어도 100년, 즉 36,500일 안에는 끝난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소멸된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불교 가르침을 모르더라도, 우리는 모두 안다. 세상 모든 것 갖겠다고 주먹 불끈 쥐고 왔으나, 결국 빈 손으로 떠난다는 것을!

시간은 올해 끝자락에 위태롭게 서 있다. 귓가에 수심(愁心) 가득 흰머리 늘고! (ɔ)草溪文集

(18) 선물은 그 사람의 길을 너그럽게 하며 A gift opens the way for the giver 23 Dec 2023 (Sat)

(ɔ)초계 12월 23일 한때는, 성탄절 분위기에 쏟아져 나온 차들로 10분 거리를 2시간 이상 걸린 적이 있었다. 그렇게 교회 청년들은 하나 둘 한 곳에 모여 성탄절과 연말을 즐겼다. 그때는 풍성한 인심이 있었던지 선물과 성탄카드를 건네며 서로 인사했다. 어디에나 성탄 캐롤이 흘렀고, 어릴 적 그렇게 기다렸던 – 밤에 몰래 다녀가는 산타 할아버지는 거리에 썰매를 묶고 아이들과 대놓고 놀고 있었다.

어느샌가 캐롤이 들리지 않았다. 거리는 한산해졌고 교회도 성탄절 축하를 꺼리기 시작했다. 약간의 분위기는 남았지만 예전과 같이 기념하지 않는다. 구교 천주교에서 내려온 성탄절 12월 25일이 태양신 생일이라는 것, 저작권 문제로 캐롤을 틀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정치적 이슈 등 그 이유는 명확치 않지만 나름 사연이 있다. 어차피 아기 예수 생일은 알 수 없는데, 성탄절은 그렇게 신교 기독교에서 애매모호한 기념일이 되었다.

오전 9시 54분, 약속 시간 20분쯤 뒤 10시 50분에 뵐 수 있냐고 메시지가 왔다. 괜찮다고 천천히 오시라고 회신했다. 10시 49분에 ‘블러썸’ 도착해서 안에 있다고 다시 메시지가 왔다. 그때 나는 ‘썸 카페’에 있었다. 두 곳이 헛갈려서 12월 18일 방문예약 할 때 ‘블러썸’ 주소를 보낸 것이다. 약50미터 거리에 있어서 곧바로 찾아갔다.

정성스런 손글씨 카드에 감격하며

뉴욕한인봉사센터 KCS 기사 관계로 이메일만 주고받았는데,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 문수경씨를 이날 처음 뵈었다. 반갑게 인사하며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동안 내 준 KCS 기사에 감사하다며 귀여운 카드와 사과 한 상자를 주셨다. 우리 기사가 가장 예쁘고 많이 보는 것 같다며 감사 인사를 꼭 전해 달라는 KCS 스태프들의 말도 전해왔다.

선물은 준 사람에게서 받는 경우가 별로 없고, 또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서 받는다. 선의를 베풀어도 고마워하지 않는 세상이 됐지만, 별것 아닌 것에 감사하며, 또 그 감사의 마음을 받는 것은 언제나 행복하다. 선물은 크든 적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선물의 존재는 특이하다. 그래서인지 구약성서 잠언에 ‘선물’에 대한 말씀이 여럿 있다.

“선물은 그 사람의 길을 너그럽게 하며 또 존귀한 자의 앞으로 그를 인도하느니라” (잠 18:16) — A gift opens the way and ushers the giver into the presence of the great.(Proverbs 18:16)

“너그러운 사람에게는 은혜를 구하는 자가 많고 선물을 주기를 좋아하는 자에게는 사람마다 친구가 되느니라” (잠19:6) — Many curry favor with a ruler, and everyone is the friend of one who gives gifts. (Proverbs 19:6)

30여 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사과 한 박스와 감사 카드를 안고 나오며 “없는 기사도 만들어 내줘야지..”하는 마음이 슬며시 들었다. 사람의 마음이 다 그런가 보다!

앞으로 맞이할 성탄절도 여전히 지금 같을 것 같다. 유대인 축제 ‘하누카’ (Hanukkah·12월 22~30일), 흑인 축제 ‘콴자’ (Kwanzaa·12월 26일~1월 1일)가 있듯이, 각자의 명절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하나로 묶는 ‘해피 홀리데이스’가 ‘정치적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독교인조차 Merry Christmas 대신 Happy Holidays를 사용하니, 언젠가는 성탄절이 휴일에서 빠질 수도 있겠다. (ɔ)草溪文集

감사하게 받았다는 뜻으로 사진을 올렸다

(17) 식도락가의 동화나라 A fairyland of epicureanism 21 Dec 2023 (Thu)

(ɔ)초계 식탐으로 배가 뽈록 나왔다. 마른 몸에 팔·다리 가늘고 배만 볼록 나왔으니 딱 올챙이배다. 여간 보기 싫지가 않다. 올챙이배 쏙 들어간다며 유튜브에 많이 떠돈다. 그 효과가 어떻든 식탐이 줄지 않으니 뭔 소용이 있단 말인가! 속이 불편하니 먹지 않겠다고 작정했지만, 벌써 이것저것 폭풍 흡입했다. 게다가 PC 앞에 앉아 컵라면 먹으며 글을 쓴다.

우리는 어제 ‘식도락가’라는 섹션을 추가했다. 그냥 하나씩 생각나는 대로, 특별한 계획없이 만들어댄다. 온라인이 좋은 게 수시로 만들고 없앨 수 있고, 막 쓰고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생망’이라는 속어를 떨치지 못하며, 식탐을 옹호하려 ‘식도락가’에 대한 조사를 해 보았다. 식도락가(食道樂家) 또는 미식가(美食家)를 뜻하는 영어는 “Gourmet, Gastronome, Epicure, Feinschmecker”가 있다.

“Gourmet”는 원래 “식욕이 강한 사람”을 의미했다. 나 같은 사람이다. 이 단어는 중세 프랑스어에서 파생되었다. 현대적인 의미로서의 “Gourmet”는 특히 음식의 고급스러움과 정교함을 강조하는 용어이고, 고품질, 정교하게 제조된 음식을 좋아하거나 추구하는 사람을 나타낸다.

“Gastronome”는 그리스어 “Gaster” (위)와 “Nomos” (법칙)에서 파생되었다. 그리스어에서의 뜻은 “위의 법칙”이며, 음식과 식문화에 대한 규범이다. 이 용어는 19세기 프랑스에서 현대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음식의 역사, 식재료, 조리법 등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이를 즐기고 나누는 사람을 칭한다.

“Epicure”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urus) 이름에서 파생되었다. 에피쿠로스는 즐거움과 행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철학을 전파하여, “Epicure”는 음식과 음료에 대한 미덕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종종 이 용어는 사치스러운 즐거움을 좀 더 강조하는 경우가 있어 고급스러운 식사와 음료를 특히 즐기는 사람을 말한다.

“Feinschmecker”는 독일어로 “미세한 입맛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Fein”은 “미세한”이고, “Schmecker”는 “입맛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이 용어는 독일 문화에서 고급 음식을 선호하고 그에 대한 높은 취향을 지닌 사람을 나타내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우리의 식도락가 섹션은 Epicure이니, 이 말의 어원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 “식도락가의 동화나라(a fairyland of epicureanism)에 대해서 좀더 찾아보았다.

“식도락가의 동화나라(페어리랜드 오브 에피큐리언리즘)”에서는 식도락이 단순한 육체적 즐거움을 넘어 정신적인 안식과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구성 요소로 간주된다. 이 표현은 과도한 소비나 허울뿐 아니라 정서적인 만족을 추구하며 자연을 존중하는 삶을 상징한다.

“식도락가의 동화나라”는 고요하면서도 쾌락으로 가득 찬 환상적인 공간으로, 거기에서는 간소하면서도 풍성한 음식이 향기를 풍기며, 인간 관계는 정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에피큐로스의 철학은 건강하고 풍요로운 식사를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으며,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식도락가의 동화나라”는 고요하면서도 풍요로운 삶의 이상적인 표상으로 여겨진다.

쉽게 요약하면, “과식하지 말고, 자연식 건강 음식을 함께 먹으면 사람 관계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작은 꼬꼬면을 머그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먹었다. 그리고 사진 한 장 찍었는데, 생각해 보니 그것이 꼬꼬면인지 알 수 없어 다시 하나를 더 꺼내 먹었다. 오늘 꼬꼬면, 스낵면 그리고 베트남 쌀국수 컵 등 3박스를 샀다.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삶이 자유로운 건지 엉망인 건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식도락가의 동화나라가 계속되려면 건강해야 한다. 연말까지 다 먹어 없애고, 식스팩은 아니더라도 올챙이배는 해결할 생각이다.

계속되는 쨍한 햇볕과 쌀쌀한 바람, 나는 웬지 그게 싫지가 않다. (ɔ)草溪文集

오후 2시 43분, 뜻하지 않은 이메일이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제가 이순신 장군의 영화 노량을 대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단 대행사에 온라인 신문에 약간의 홍보비를 책정했습니다. 너무 적습니다. $100+무료티켓 2장입니다. 앞으로 영화 뿐 아니라 제가 관련돼 있는 단체를 통해.. 신문에 신경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홈페이지에 기사를 잘 보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6) 100불이 가져다 준 희망 Hope brought by 100 dollars 19 Dec 2023 (Tue)

(ɔ)초계 엘렌 박 뉴저지 주 하원의원 보좌관과 통화했다. 엘렌 박 의원 의정 활동에 관한 보도자료를 요청한다고 했더니 웹사이트와 내용을 보내달라고 해서 곧바로 공문을 보냈다. 이윽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엘렌 박 의원 소식 있으면 보내겠다고 회신이 왔다. 우리도 이제 나름 레퍼런스(reference)가 있으니 보도자료 요청에 대부분 흔쾌히 수락한다. 그리고 지인의 소개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 새해가 되면 좀 더 본격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다. 특별히, 미국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정치인들 의정 소식을 많이 전하고 싶다.

바람은 차갑고 햇볕은 따뜻해, 차 안에 있으면 노곤하다. 오늘도 나는 여름 셔츠만 걸치고 카페로 갔다. 거의 매일 한 잔씩 마시는 블랙커피가 유일한 낙이다. 내년 초에 뉴욕/뉴저지에서 개봉하는 이순신 장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 대한 기사를 올렸다. 배급사에서 제공한 자료가 풍부해 크게 신경쓰지 않고 준비할 수 있었다.

“뉴스를 사랑하는 괴이(怪異)한 남자” — 그 남자가 바로 나다! 시간만 나면 온갖 뉴스를 읽는다. 뉴스를 환영한다. 문화·예술에 관한 뉴스는 더 좋아한다. 아낌없이 데이타 용량을 할애해 장문의 기사, 많은 사진을 마다하지 않는다. 영화 ‘노량’ 기사는 그냥 나갈 수 있는데, 이 분은 광고비를 책정했다며 성의를 보였다. 놀랐다기 보다는 정말 신기했다. 기사를 보내면서 광고비를 책정하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나는 아름다운 기사를 추구한다. 기사 용량이 커져도 해상도 높은 사진을 요청한다. 구글에서 기사 검색이 꽤 되는지 ‘구글애드센스’ 안내 메일이 왔다. 온라인 신문 기사 내에 삽입되어 있는 광고가 ‘구글애드센스’다. 보통 하나의 기사에 적게는 한 두개, 많게는 네 다섯개가 들어 있다. 기사를 흐리고 답답해서 읽을 수가 없다. 그래도 생존해야 하니까, 거의 대부분 온라인 언론에 이것을 단다. 나는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광고를 안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기사 내에 무차별적인 광고, 메인 페이지에 붙은 다닥다닥 배너광고 그런 것은 지양했으면 좋겠다.

얼마 안 남은 12월 예상 트래픽은 방문자 약 25,000명에 200,000 페이지뷰 또는 이보다 약간 적을 것 같다. 내년 말에는 월 10만 방문자에 100만 페이지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페이지뷰는 현재 급격히 늘고 있다. 서둘지 않고 가겠지만, 분명 더 많아질 것이다.

“나는 청춘을 내일에 걸테니(I bet my youth on tomorrow), 너는 진정으로 이 생을 바꿔(You exchange this life with your true feelings)”라는 노래처럼, 내일의 희망에 이 소중한 100달러를 건다!

그리고 나는, 이 노래의 — 인생이 마치 그런 것 같은, 다른 두 구절을 좋아한다. “취한 듯 깬 듯, 꿈에서라도 네가 따라 와(ɔ)草溪文集

뉴욕한인회, 민권센터, 재미한국학교협의회 NAKS, 뉴욕한인봉사센터 KCS, 토론토한인회 그리고 재미한국학교동중부지역협의회 NAKSMAC에서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그 중에서 NAKSMAC은 ‘2023 교사 사은회‘ 행사에 대한 긴 기사를 보내 모든 사진과 함께 정성껏 게재해 주었다. 지난 주에 KCC 한인동포회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한국의 흥‘ 공연 기사도 다시한번 알려주고 싶다. 뉴욕한인봉사센터 KCS에서 연말에 감사한 분들 인사드리고 있다며 팰팍도 방문한다고 해서 23일 잠시 보기로 했다. 우리도 기사를 보내는 모든 단체와 독자에게 감사드린다!

(15) 계절은 정신줄을 놓고 The season loses its sanity. 18 Dec 2023 (Mon)

(ɔ)초계 계절이 정신줄을 놓은 듯, 봄 같은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매일 내리는 비로 하늘은 청명하다. 옅은 분홍색 모시 셔츠를 입고 거리를 쏘다녔다. 쌀쌀함이 남았지만, 나는 그게 시원하게 느껴졌다. 겨울에 여름 모시 남방이라니, 신기한 듯, 이상한 듯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여름 폭우에 산 속 시냇물 흘러가듯 나의 시간도 그러하니, 타인의 시선 따윈 개의치 않는다. 나는 나의 삶을 살 뿐이다.

지구가 태양을 돌며 가져다 준 시간은 동일한데, 청춘의 세월과 지금은 전혀 다르다. 지구가 행성(行星)이 아니라 태양처럼 항성(恒星)이었다면, 인간의 세월은 멈춰서 늙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인간을 늙게 하는 것은 세월, 시간이 아니라, 탄생부터 죽음까지 정해진 세포의 규칙일 것이다. 시간의 개념을 발견 또는 규정하고 나서 인간은 세월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그래서 삶은 시간의 한 부분이다. 인생, 만인이 살다 간 세월이라는 조각배, 그 위태한 배를 타고 티끌 같은, 하지만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삶을 누리고 있다.

지난 주말, 두통과 혀에 생긴 패임으로 심한 고통을 겪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휴식이 가져다 준 것이다. 휴식, 특히 수면을 너무 많이 취하면 나는 이렇다. 타이레놀 두 알을 먹었지만 소용이 없다. 강력한 한국 항생제에 길들여져 미국 약은 너무 약하다. 커피가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것을 몇 번의 경험으로 알았다. 그래서 이른 아침 커피숍을 찾았다. 자리가 텅 비어 첫손님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혼자라서 좋다.

홀로 카페를 찾는 것이 익숙해졌지만, 아내와 사별하지 않았다면 함께 왔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붙어 다녔다. 어디든지 함께 갔었다. 프로그래머였던 아내는 친구이자 동지였다. 미국에서 살고 싶어했지만, 영주권을 받고는 결국 오지 못했다. 같이 왔다면 카페에 마주앉아 프로그램을 짜고 나는 글을 쓰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때때로 웃으며 못다한 긴 얘기를 나눴을 것이다. 자기 죽으면 만나라던 노랑머리 여자는 찾지 못했고 — 아니 찾지 않았고, 망자(亡者)를 추억하는 깊은 연민 속에 한 해가 또 지나간다. (ɔ)草溪文集

(14) 제왕, 그리고 지배층의 언어 The language of the emperor and the ruling class. 12 Dec 2023 (Mon)

(ɔ)초계 지난 주말, 넋을 놓은 듯 잠에 취했다. “여호와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시127:2)” 말씀처럼, 수면은 축복이다. 그 축복을 누리고 살지는 못했지만, 때때로 숙면(熟眠)을 통한 치유는, 삶의 1/3을 자게 만든 신(神)의 섭리를 깨닫게 한다.

그동안 고민했던 ‘명칭(名稱)’을 확정했다.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우당탕(牛堂湯)’ 정치 섹션에 관한 정당, 정치인, 기사, 보도자료, 아젠다, 평론 등을 다루는 《천하(天下)》가 그것이다. 본지(本誌)내 타이틀은 “정치평론 천하(政治評論 天下)”, 영어로는 《The Universal》로 사용한다. 거창한 것은 아니다. 750만 재외동포에게 해당 국가의 정치적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2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미국의 경우 더 그렇다.

나는 ‘천하(天下)’라는 말을 좋아한다. ‘天下(천하)’, 하늘 아래 모든 것, 즉 모든 세상을 말한다. 하지만, 하늘 그 자체도 포함하는 것으로, 영어로 흔히 사용하는 ‘The World’ 보다는 ‘The Universal’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사실 인간사(人間事) 모든 것은 정치 아래 있다고 보면 되니까, 정치는 ‘천하’와 다름 없다. 피비린내 나는 투쟁을 통해 얻은 권력으로 누구는 선(善)을, 누구는 악(惡)을 행한다. 민심은 끊임없이 선의 권력을 선택하지만, 때때로 자신을 핍박하는 자에게 권력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수능재주(水能載舟), 역능복주(亦能覆舟)’라 한다. 국민은 물이요, 정치인은 배다. 민심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읊조린다. “모든 것 그대들 세상 같아 보이나, 천하의 주인 따로 있다네!”

땅의 패권(霸權)을 다퉜던 시대는 “제2차 세계 대전(World War II)”과 함께 종식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실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정치평론 천하(政治評論 天下)” — 땅과 민심을 두고 패권을 다투는 이야기다. 2024년 미국 패권을 두고 다투는 트럼프의 《Agenda 47》로 그 서막을 먼저 열었다.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인간은 이름, 명칭을 매우 중시한다. 그래서 좋은 이름을 얻기 위한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1392년 조선 건국 후, 정도전은 조선의 체계를 세웠고 많은 부분의 명칭을 직접 지었다. 일본은 오랜 세월 국가의 연호를 중국의 고전에서 발췌했었다. 중국에서 벗어나기 위해 처음으로 일본 고전에 있는 “令和 れいわ 레이와”란 어휘로 2019년 5월 1일 자정부터 이 연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정부는 일본의 결정을 비난하며 “결국은 한자를 떠나지 못한다”며 일침했다.

‘호칭(號稱)’은 제왕, 지배층의 언어다. 우리 옛 건물에 붙여진 이름에는 다양한 종류의 호칭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당(堂) 합(閤) 헌(軒) 누(樓) 정(亭) 각(閣) 사(榭) 사(舍) 청(廳) 재(齋) 관(館) 낭(廊) 무(廡) 실(室) 가(家) 택(宅) 옥(屋) 방(房) 궁(宮) 단(壇) 묘(廟) 사(祠) 암(庵)

이들 명칭은 각자의 뜻과 어디 사용하는지에 대한 구분이 있다. 몇 개만 설명하면, “헌(軒)”은 원래 비바람막이가 달린 수레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살림집 성격의 강릉 오죽헌(烏竹軒)이 있고, 덕수궁 정관헌(靜觀軒)과 같이 특별한 용도의 건물에도 사용한다. 정관헌은 어진이 있었던 고종의 카페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방 수령이 공무를 보는 본 건물을 동헌(東軒)이라고 불렀다.

“대(臺)”가 사용되는 건물은 많지 않은데, 남한산성의 장군 지휘소인 수어장대와 화성의 지휘소인 동장대 및 서장대와 같이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높은 대 위에 지은 건물을 말한다. 삼국지 영웅 조조가 천하의 미인으로 가득 채우고 유흥을 즐겼다는 곳이 동작대(銅雀臺)이다. 미국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식당을 한다면 ‘동작대’를 추천한다.

재(齋)는 제사를 드리거나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소박하게 학문을 연마하기 위해 지은 건물을 말한다. 서원과 향교에서는 학생들의 기숙사인 동재(東齋)와 서재(西齋)가 있고, 경복궁 집옥재(集玉齋)는 고종이 서재나 외국사신의 접견에 이용한 별서였다. 우리가 “서재(書齋)”라고 할 때 이 “재(齋)”를 쓴다. “오죽헌(烏竹軒)”처럼 자신의 건물에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오랜 역사적 전통이며, 학문적인 의미와 정통성, 권위가 담겨 있다. 이것이 제왕, 지배계층의 문화라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파는 설렁탕 집은 ‘우당탕(牛堂湯)’이고, 그곳에서 민심(民心)의 패권을 다투는 이야기는 ‘천하(天下)’다. 그리고, 아무리 작더라도, 나의 집은 ‘초계헌(草溪軒)’이다. (ɔ)草溪文集

(13) 롱코트, 조상의 유전 Long coat, ancestral genetics 08 Dec 2023 (Fri)

(ɔ)초계 오전 10시 30분, 모처럼 롱코트을 입고 외출했다. 11시 바디 프랜드 오프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롱코트는 길어서 잘 입지 않는 추세지만, 겨울이 되면 항상 롱코트를 걸친다.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옷 입는 스타일이 있는데, 나는 추렁추렁 늘어진 도포 자락 같은 옷을 좋아한다. 중국 무협지 또는 고전 영화에 나오는 그런 옷들이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북경에서 살 때, 청나라 시대 변발 같은 머리 스타일을 하는 중국인들이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조상의 유전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그렇다. 우리 고대 조상은 중국에서 통일신라 때 경상남도 합천군 초계면에 정착했다. 지금도 초계면이 있다. 그래서 본(本)이 내가 필명으로 쓰는 초계(草溪)다. 그리고 내 삶의 기록을 모으는 이곳이 초계문집(草溪文集)이다. 나는 조상의 유전 때문인지 한자가 아주 쉬웠다. 마치 한글처럼 전혀 어렵지 않고 쉽게 외우고 쉽게 쓴다. 도포자락 날리는 긴 옷, 롱코트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연유일 것이다. 수천 년 전 조상의 유전이 지금도 흐른다는 것이 신기하지만, 살아가는 행태를 보면 가끔 납득이 갈 때가 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엘렌 박 의원에게 5분간 대화를 요청했고, 오프닝 행사가 끝나고,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인사회 NGO 소식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는 것처럼, 한인 정치인들 의정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엘렌 박 의원에게 보도자료를 요청했다. 엘렌 의원은 담당자에게 명함을 전달해 연락하겠다고 했다. 한인정치인 의정활동 섹션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오후 1시 넘어, 오프닝 행사가 끝나고 그 옆 파리 바게트에 앉아 블랙커피를 마셨다. 모두 겨울옷을 입었지만 그리 춥지는 않았다. 오늘은 외국인이 제법 많았다. 금요일의 여유, 오랜 만에 느끼는 시간의 사치다. 몇년을 지켜본 결과 한인 이민사회는 생각보다 여유롭지 않다. 개인의 경제적 생산성은 움직이면 향상되니까, 한가하게 있을 필요가 없다. 쉽게 말해, 잘 움직이면 머니가 생기니까. 투잡(Two Job)의 나라, 나는 미국을 이렇게 표현한다. 시장도 경찰도 세컨잡(Second Job)이 있다. 부정적인 표현이 아니다. 긍정적인 얘기다.

오후 4시 05분, “마사지 치료 역사, 5,000년 휴식과 통증 완화“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마쳤다. ‘바디 프랜드’ 오프닝 참석에 대한 기사다. 마사지 역사에 대해 흩다보니 길고, 취재 후기까지 썼으니 더 길어졌다. 이렇게 긴 글을 누가 읽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읽고 있어 위로가 된다. (ɔ)草溪文集

포트리 파리 바게트

“캐나다 여성한인회라 불리는 KCWA에서 ‘CVITP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CVITP는 저소득층 가정이나 시니어들을 위해 무료 세금보고를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 사람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후원할 수 있도록 재외동포 NGO 활동사항을 보도한다. 그들이 보내는 어떤 사소한 기사도 빠뜨리지 않는다. 우리 기사 하나는 일반 온라인 언론사 기사 용량의 10배, 많게는 100배에 달한다. 서버 용량이 계속 증가해 걱정이지만, 활동사항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내용을 줄이지 않고, 홍보 포스터, 사진도 아낌없이 싣는다!

(12) 운명적 지리, 그 운명을 거부하는 전략적 선택 Fateful geography, strategic choices of those defying their fate. 07 Dec 2023 (Thu)

(ɔ)초계 뉴저지 정착 4년 차, 오자마자 코비드19가 터졌다. 인적교류가 중단되어 가 본 곳이 거의 없었다. 살고 있는 브로드 애비뉴에 있는 가게조차 몰랐으니, 동서남북 근처 도시들은 더 알 수가 없었다. 직선이면 곧바로 도달할 곳을, 자동차 내비가 우회해서 가게 한다는 것을 한참 후에 알았다. 상가들과 거리(Street, Ave) 정보 등을 그냥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몇 백개가 넘으면서 인근 도시간 거리들이 하나 둘 희미하게 연결되더니, 1천 개가 넘자 팰팍 주위 인근 도시들, 거리, 그리고 주요 도로들이 머리 속에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별 쓸데없는 정보들이 모이니, 이동 및 여러가지 일에 시간과 경비가 절약되었다. 그 정보가 2천 개가 넘었다. 지금도 모으고 있다.

특정 지리적 조건이 개인이나 집단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떤 환경에서 살고 일하느냐, 지리적인 위치가 제공하는 자원과 기회는 사람들의 삶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운명은 정해진 것이지만, 삶의 경로를 쉽게 바꿀 수 있는 지금, ‘지리’는 이제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 되었다. 맨해튼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또는 주거 및 상업용 고층빌딩이 밀집되어 있는 상권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스토리아(Astoria)는 그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활발한 상권과 맨해튼 근접성으로 뜨는 지역 아스토리아(Astoria)는 롱아일랜드 왼쪽 끝, 맨해튼 맞은 편에 위치하며, 슈타인웨이 (그랜드 센트럴 파크웨이 북쪽), 올드 아스토리아 (31번가 북쪽 및 대략적으로 31번가 거리 서쪽), 그리고 아스토리아 (남쪽으로 대략적으로 노던 블러바드 / 36번가 북쪽 및 Hobart 거리 / 50번가 서쪽) 등 세 곳으로 분류한다. 주거 및 상업용 고층건물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 강남 같다.

상대적인 저렴한 물가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과 히스페닉 인구가 많이 거주한다. 32번가와 35번가 사이 브로드웨이(Broadway) 쪽에 상권이 활성화되어 있다. 한인들은 식자재 마트, 레스토랑, Bar, 미용실 등 상업 시설을 운영한다. 거주와 상업에 있어 지리적 요충지를 분석하는 것은 사소한 듯 해 보여도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다! (ɔ)草溪文集  

아스토리아(Astoria), 하단 우측이 박스 안 지도가 롱아일랜드다. 그 왼쪽 끝, 맨해튼 우측 맞은 편에 있다.
25-21, 43rd Ave, Queens, New York 이 주변 넓은 반경에 최소 20층 이상 고층 건물이 밀집되어 있다. 맨해튼을 제외하고 처음 보는 주거 및 상권 규모다

”뉴저지 버겐카운티에서 발생한 《쌍둥이 미숙아 사망 사건》으로 억울하게 살인 혐의로 기소돼 1년 6개월째 수감된 상태인 그레이스 유(한국명 유선민)씨 유가족이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검찰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무료 소송을 맡고 있는 김동민 변호사는 병원, 검시소 등 관련 기관에 자료 요청 소환장을 보냈다.“

(11) 에지워터 Edgewater, the best view of the city is not within the city. 06 Dec 2023 (Wed)

(ɔ)초계 오후 3시 10분, 거침 없이 맨해튼으로 차를 몰았다. 조다리 1번 출구로 빠져 9A 도로를 탔다. 목적지는 45가이다. 9A에서는 짝수에서 좌회전, FDR에서는 홀수에서 우회전을 한다. 그래서 48가에서 좌회전을 했다. 뉴욕과 뉴저지, 특히 처음에는 도저히 운전하며 다닐 수 없을 것 같았던 맨해튼 도로를 이해하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 누군가 알려주면 1주일이면 충분할 것을 혼자 터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교육,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팰팍에 정착하고 오래지 않아 한인사회 정보소통이 단절되어 있는 것을 알았다. 소통부재,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서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맨해튼과 뉴저지 한인 거주 도시

지도 중간 파란색 굵은 부분이 허드슨 강(Hudson River)이다. 강 왼쪽이 뉴저지, 오른쪽이 맨해튼이다. 맨해튼은 뉴욕 주 일부분이지만, 그 자체가 뉴욕이다. 형태가 고구마 같다. 그 고구마 껍질에 바둑판처럼 가로세로 칼로 그어서 도시를 건설했다. 상당히 규칙적이다.

상단 위쪽 한인 밀집지역 (1)팰리세이즈 파크(Palisades Park, Pal Park), 그 오른쪽은 승용차로 약 10분 거리 (2)포트리(Fort Lee)이다. 포트리는 한인타운이면서도 약간은 상업지역이다. 포트리와 뉴욕을 연결하는 다리가 (3)조지 워싱턴 브리지(George Washington Bridge), 한인들은 ‘조 다리’로 부른다. 조다리는 Upper와 Lower Level 2층 구조다. 화물차는 Upper만 이용해야 한다. 위아래 모두 1번 출구로 나가면 (9)맨해튼 9A도로(Henry Hudson Parkway)다. 조다리 건너 맨해튼 들어갈 때 십중팔구는 1번 출구를 통해 9A를 탄다.

맨해튼 오른쪽 도로 (10)FDR이 있다.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La Guadia Airport)이나 JFK(John F. Kennedy Airport)를 갈 때는 이 도로를 탄다. 조다리에서 2번 출구로 빠져야 한다. JFK는 조다리 건너 (7)95도로를 이용해도 된다. 거리와 시간은 비슷하다. 95도로는 뉴저지 도시를 잇는 대동맥이다. 로우어(Lower) 맨해튼을 가려면 95도로를 타고 (8)위하켄(Weehaken)에서 링컨터널을 건너도 된다. 팰팩 브로드 애비뉴는 (5)국도 9번 도로와 연결되는데, 예전에는 아프리카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저지시티(Jersey City)와 연결된다. 저지시티에 맨해튼으로 들어가는 전철이 있다.

맨해튼 랜드마크는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와 34가에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이다. 한국인 여행자가 맨해튼에 가면 들르는 곳이 32가다. 32가는 한국인 거리(Korean Way)로 통한다. 그 앞으로 미국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브로드웨이(Broadway)가 가로질러 있다.

맨해튼에서 (12)금용가(Financial District)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뉴욕 금융가는 세계 최대 금융가이며, 월 스트리트를 포함한 뉴욕증권거래소, 뉴욕연방준비은행, 세계금융센터 등이 있다.  그곳의 전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뉴저지 허드슨 강 도시들, 포트리-에지워터-위하켄-호보켄을 잇는 (6)‘리버 로드(River Road)’에서다.

“The best view of the city is not within the city.”

누군가 ‘얼음 도시(Ice City)’ 같다고 했다. 실상은 안개가 자욱했던 날 금융가 전경이다
멀리 보이는 것이 “조다리 (George Washington Bridge)”, 조지 워싱턴의 ‘조’를 따서 ‘조다리’라고 부른다
맑은 날 금융가 전경, 맑은 날에는 바로 눈 앞에 있는 것 같다
금융가에서 뉴저지로 페리가 운행한다. 금융가 출근 직원들이 이용한다

금융가 전경은 금융가 안에서 볼 수 없다. 자신의 모습을 보려면 자신으로부터 뛰쳐나가야 한다. 세상이 뭔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건 밖에서 살피지 않고, 자기 안에서만 보기 때문이다. 에지워터(Edgewater)에서 바라보는 뉴욕 금융가 전경은 흐리거나 맑거나, 비 오든 눈 오든 언제나 꿈과 낭만으로 가득하다. 때때로 이유 없이, 후다닥 에지워터로 달려간다. 강가 카페에 앉아, 허드슨 강가를 둘러보며, 날씨가 만든 변화무쌍한 금융가 모습을 시야에 담는다. (ɔ)草溪文集  

”오후 2시 경, ‘한미여성연맹’ 활동에 관한 기사 관계로 송미숙(미셸 송) 대표와 통화했다. 송대표는 얼마 전에 뉴저지 민권센터를 방문하고 후원금을 전달했고, 그 기사를 보도했었다. 송 대표는 8일, 포트리에서 열리는 한국업체 ‘바디프렌드(Body Friend)’ 오픈식에 지역 정치인들도 많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초대를 했다. 그리고 ‘희망을 파는 사람들’ 뉴욕지부에서는 보낸 이메일에 대한 회신이 아직 오지 않았다.“

(10) 퀸시마켓 랍스터롤 Quincy Market Lobster Roll 05 Dec 2023 (Tue)

(ɔ)초계 서늘한 바람이 온 몸을 감쌌다. 오늘, 하늘은 해를 낼 생각이 없어 보인다. 팰팍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진 않았지만 혹한의 공포를 느낀다. 이유가 있다. 보스턴 어느 겨울, 살을 에이는 추위가 바닷가 습한 바람을 따라 숨 쉴 겨를 없이 밀려왔다. 집 안팎, 카페, 식당 어디에서도 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심장을 에이는 듯한 추위에 보스턴 레드라인(Red Line) 퀸즈 역에서 10분 거리 아파트가 그렇게 멀게 느껴졌다. 지금도 보스턴 겨울 날씨를 생각하면 몸서리 칠만큼 싫다. 보스턴 어느 해 겨울은 모든 면에서 고난의 시간이었다.

전철역 레드 라인 선상에는 중국인들이 아주 많다. 레드 라인이 하버드 역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주에 180여 개 대학이 있다. Harvard, MIT, Williams, Wesley, Boston College, Tufts, Amherst 등 미국 명문대가 있고, Phillips Academy – Andover 등 명문 사립고등학교 역시 즐비하다. 학업을 위한 가장 좋은 도시, 공부가 끝나면 떠나는 도시, ‘미국의 정신(Spirit of America)’ 보스턴을, 퀸시마켓(Quincy Market) 랍스터롤(Lobster Roll) 추억을 남겨 둔 채, 우리도 떠났다. 보스턴이 가장 아름다울 내년 6,7월이 되면, 퀸시마켓 근처 랍스터 전문점에 가야겠다! (ɔ)草溪文集      

보스턴 랍스터식당, 신선하고 부드럽고 무엇보다 양이 정말 많았다

(9) 두 개의 하늘 Two skies 04 Dec 2023 (Mon)

또 다시 월요일, 비는 그치고 흐린 날씨에 아침부터 서늘함이 밀려왔다. 떠들썩하고 들떠있어야 할 12월 거리는 역동성을 잃은 듯 한산하다. 주변 어디에도 ‘박장대소(拍掌大笑)’는 커녕, 웃음 띈 얼굴 찾기 힘들다. “하늘(天)이 무너져 내린다”는 말처럼 갈수록 삶이 팍팍하다. 너무 많은 욕심을 내는 것일까, 아니면 지도자 한 사람의 역량이 정말 중요한 것일까. 세상 역사란 그냥 그대로 오고 가는 것이라 자위하기에는, 발버둥쳤던 시간들이 너무 쓰디쓰다.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세상, 고전의 지혜는 언제쯤 빛을 발할까!

王者以民为天,而民以食为天

(ɔ)초계 인류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을 기록한 역사는 그것이 지나간 사건(事件)에도 불구하고 관념상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는 여전히 우리들의 실제적인 삶과 구체적인 관계를 갖고 현재와 미래에 살아 있다. 역사의 진정한 의미는 현재와 미래에 있다. 과거의 역사, 그것이 만든 선악의 모든 결과는 현재를 통해 미래를 채운다.

오늘도 역사에 포함된다. 오늘이 없으면 과거도 미래도 없다. 오늘의 존재야 말로 과거의 경험으로 미래를 창조하는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역사의 축적을 막을 수 없는 것은 ‘해’와 함께 하는 인류의 삶에 대한 욕망과 투쟁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를 춘추(春秋)라고 한다.

춘추(春秋)는 ‘해’를 의미한다. 한 해, 두 해가 지나가며 이어지는 삶의 순환이다. 봄(春)이 오면 씨를 뿌리고 가을(秋)이 오면 거두는 것처럼, 인류의 역사 역시 그렇게 이어져 왔다. 좋은 씨를 뿌리고 많이 거두기 위한 투쟁이 바로 춘추(春秋)의 인과(因果), 즉 인류의 역사다.

인류의 춘추(春秋)가 자연(自然)의 시련에 대한 응전(應戰)이라면 오늘의 역사는 인류지간(人類之間)의 투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양자(兩者) 모두 인류 번영에 대한 본능과 욕망이 근원으로 세상 인류의 태평성대(太平聖代)를 바라는 것이다.

태평성대에는 자유(自由)와 포식(飽食)이 자연스럽다. 인류의 자유와 포식은 자연(自然)이며 인위(人爲)가 아니다. 그것이 인위(人爲)라면 이미 태평성대가 아니다.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우물을 파고 밭을 가는 자 자연(自然)을 알지 못하고,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는 자 제왕(帝王)의 힘을 알지 못하네”

이를 나타내는 고복격양(鼓腹击壤)의 고사(故事)에는 인류의 자유와 포식의 태평성대가 무엇인지 드러나 있다. 지배자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정치를 잘하는 통치자가 성군이며, 그 시대가 태평성대라는 것이다.

“천하(天下)가 태평(太平)하니 백성들은 평안무사(平安無事)하다. 밭의 노부(老父)는 배를 두드리고 발로 땅을 구르며 즐겁게 노래하네. 지나가는 자가 감탄하여 묻기를, 그대여! 제왕의 은덕(恩德)이 크지 않은가!”

노부가 이에 회답하니,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휴식하네. 우물을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으니, 제왕의 힘이 나에게 무엇인가!”

백성이 정치의 힘을 의식(意識)하지 않는 것은 자유 속에서 배가 부르기 때문이다. 백성들이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스스로 일하고 먹고 쉴 수 있는, 이른바 무위지치(無爲之治)의 이상적인 지도자를 바라는 것이 춘추(春秋)이고 역사(歷史)이다.

포식(飽食)이 억압(抑壓)의 통치(統治)로 왔다면, 필경(畢竟) 자유를 위한 투쟁으로 새로운 역사가 이루어진다. 자연(自然)의 자유(自由)가 세상에 있으나, 백성들의 기아(飢餓)는 정치의 변혁(變革)을 일으킨다.

“왕은 백성을 하늘처럼 여기고(王者以民为天),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而民以食为天).”

이는 즉, 백성은 ‘국가의 근본’이요, ‘왕의 하늘’이라는 것을 아는 자가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백성의 자유(自由)와 포식(飽食)은 왕자(王者)가 갖춰야 할 하늘의 덕목(德目)이다. 그래서 하늘 만이 성군(聖君)을 내는 것이다. 유방(劉邦)을 도와 한(漢)나라를 세운 역이기(酈食其)는 왕자(王者)가 알아야 할 이러한 도리(道理)를 일찍이 설파(說破)했다.

진(秦)나라가 멸망한 후 한왕(漢王) 유방(劉邦)과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가 천하를 두고 다투고 있었다. 항우는 우세한 병력으로 유방을 공격하였다. 이에 유방은 성고(成皐)의 동쪽 지역을 항우에게 내 주고자 하였다. 이때 유방의 모사(謀士)였던 역이기(酈食其)는 식량 창고인 오창(敖倉)이 있는 지역을 사수할 것을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릇 왕이 되려는 자는 백성을 하늘로 알고,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유방은 역이기의 말에 따라 곧 전략을 바꾸어 오창을 공략했다. 이는 백성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이다. 제왕은 백성을 하늘 섬기듯 섬겨야 하고, 백성들의 하늘은 왕이 아니라 곧 먹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고대에 사람들은 국가(國家)를 사직(社稷)으로 불렀다. 고대문헌에 국가를 뜻하는 사직(社稷)의 직(稷)은 기장(黍)의 종류 또는 곡식(穀食)을 의미하며 양식(糧食)의 총체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따라서 직(稷)은 고대에 줄곧 백곡(百穀)의 왕으로 여겨져 제왕(帝王)들의 숭배 대상이 되었다. 이것이 후에 국가를 지칭하게 된다.

부언(附言)하면 사직(社稷)은 고대의 군주들이 제사를 지냈던 지신(地神)과 곡신(穀神)으로 후에 국가의 의미로 전용(轉用)된 것이다. 직(稷)이 백성들의 먹는 것을 해결해 주는 곡신(穀神)으로 국민을 뜻 한다면, 사(社)는 지신(地神)으로 국가(國家)를 나타낸다.

백성(百姓)과 사직(社稷), 즉 국민과 국가를 다스리는 것을 고대에는 통치(統治)라고 했지만 지금은 국가를 경영하는 것이다. “왕자이민위천(王者以民为天)하고, 이민이식위천(而民以食为天)”하는 자만이 세상을 다스릴 수 있다.

그런 국가 경영자를 기다린다! (ɔ)草溪文集

(8) 모이고 또 모이고 Gather and gather again 03 Dec 2023 (Sun)

(ɔ)초계 새벽부터 내린 비, 하루종일 내렸다. 초겨울 비는 여름을 건너뛰고 어수선한 도시를 적신다. 나의 도시는 아름답지 않다. 새댁의 정갈한 맛도, 시골 할머니 옛스러운 손맛도 없다. 음력과 양력에 걸친 다양한 절기 풍습도 없다. 한 두 곳, 골목골목 주택 잔디 밭에 서 있는, 할로윈(Halloween)을 기념하는 각양각색 풍선들이 바람따라 비틀거릴 뿐이다.

팰리세이즈 파크(Palisades Park, 이하 ‘팰팍 Pal Park’) 한인들 삶의 터전인 ‘넓은 거리(Broad Ave)’ 좌우에는 급조된 듯한 건물 상가들이 나열되어 있다. 명칭은 ‘넓은 거리’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브로드 애비뉴 몇 블럭 서쪽에 그랜드 애비뉴 93번 도로가 있고, 동쪽 언덕 위에는 63번 도로가 있다. 63도로는 버겐 블러버드(Bergen Blvd)라고 부른다. 블러버드(Boulevard, 약칭 Blvd)는 ‘대로’라는 뜻이다. 63도로는 브로드 애비뉴나 그랜드 애비뉴보다 넓다. 46번 도로는 뉴저지 각 도시를 잇는 대동맥 뉴저지 턴파이크 I-95, 뉴욕 맨해튼으로 넘어가는 ‘조다리(George Washington Bridge)’, 그리고 린우드 H Mart를 지나 뉴욕/뉴저지 간선도로 PIP(Palisades Interstate Parkway)와 연결된다.

Broad Ave Palisades Park NJ

브로드 애비뉴 한인상가는 레오니아(Leonia)에서 리지필드(Ridgefield)까지 약 10km 정도다. 대부분 한글 간판이다. 이곳은 영어를 몰라도 이민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도시다. 한인들이 몰려살다 보니 주택가격이 예사롭지 않다. 다른 곳 50만 달러짜리 듀플렉스가 이곳에서는 100만 달러를 호가한다. 강남아파트 한 채가 기본 10억 넘는게 많으니 별게 아닌 듯 해 보이지만, 남한의 100배가 넘는 땅의 주택치고는 비싸게 느껴진다.

듀플렉스는 주택을 양쪽으로 똑같이 2개 구조로 만든 것이다. 이태리 식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팰팍에 이태리 사람이 많았고, 지금도 주택건설 정부 허가 등을 이탈리아인들이 잡고 있어 그렇다한다. 단독주택은 지금도 듀플렉스로 건축한다. 하나는 거주하고, 하나는 임대를 준다. 뉴저지, 팰팍 인구 유입이 늘다보니 허름한 단독주택 허물어 다가구를 짓는다. 임대 사업용이다. 월세가 비싸니 사업성이 있을 것 같다.

한 친구가 “미국 이민 생활의 좋은 점은 고급 승용차와 주택”이라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 않다. 승용차는 브랜드와 가격이 나름 괜찮다. 주거는 월세로 사는 사람이 많다. 브로드에 있는 원룸 월세가 보통 1500달러가 넘는다. 또한 주택이 있어도 대부분 모기지가 있어 매월 상당 금액을 할부금과 이자로 내야 하니 월세와 다름없다.

모기지 외에 주택 보유세가 상상을 초월한다. 주택 한 채만 있어도 거주 도시와 규모에 따라 최소 500달에서 수 천달러를 내야한다. 매년 한번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 월 기준 납부금액이다. 다시 말해, 웬만한 주택 보유세가 매년 수천 만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소득이 끊기는 노년에는 주택을 가지고 있을 수가 없다. 결국은 내다 팔아야 한다. 그나마 주택 가격이 안정된다 할 수 있는데, 그래도 비싸다.

한국주택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미국만큼 보유세를 부과하면 된다. 하지만, 가격이 오르면 난리를 쳐도, 그것을 잡기 위한 정책에는 저항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주택 가격이 내리면 올리기 위해 기존 정책으로 돌아간다.

오후 5시, 한인회장단 모임에 다녀왔다. 브로드 애비뉴와 46도로 사거리에 있는 파인플라자(Pine Plaza) 2층에서 열렸다. 파인플라자는 건물 명칭보다 1층 카페 ’빵굼터‘로 더 알려졌다. 모이고 또 모임을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듯, 한인들 회동은 어디서나 활발하다. 부정적 측면에서 비판도 하지만, 나는 그것이 한민족 역동성이라 생각한다. 모이고 또 모이지 않으면 타향살이 외로움 달랠 길 없다. (ɔ)草溪文集

(7) 내 발길 머물던 기억 속에 소녀 A girl in the memory of staying on my way

(ɔ)초계 내 발길 머물던 기억 속에 한 소녀는 말없이 그곳에 서 있었다.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해안가 전경은 적막하다고 느낄 정도로 고요했다. 실바람이 부는 초가을에 누런 곡식이 익어가고, 사파이어 빛 바다는 한없이 푸르렀다. 갑자기 해안선을 따라 무작정 걷고 싶어졌다. 그 길 끝에는 내가 가고 싶은 집이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나는 해안선을 따라 갈건데, 저 소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크고 작은 어선들은 바다 밑에서 꿈을 잡아 올려야 한다. 배 가득 그 꿈이 채워지면 그들은 콧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 흥얼거림이 실바람을 따라 해안가 곳곳에 전해지면 마을 아낙네들은 그제서야 수다를 떨기 시작할 것이다. 나도 소녀도 그곳에 한동안 서 있었다.

나는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당동만 중심에 솟아있는 거류산이 마치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장엄하게 느껴졌다. 맑은 하늘이 순간 어두워졌지만, 마을은 먹구름도 두려하지 않는 듯 평화로워 보였다. 거센 풍랑 보다도 지금은 세상이 더 거칠다. 소녀의 눈에 당동만의 아름다운 풍경화가 아니라, 어수선한 시국(時局)이 보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했다. 그 나이만큼만 세상을 알면 족하다.

Photo by ©kyunga

산골짜기 비탈진 곳을 따라 일군 다랭이 논에서 익어가는 누런 곡식에 웬지 마음이 놓였다. (ɔ)草溪文集 (註) 오랜 후배가 여행을 다니면서 촬영한 사진이에 글을 써서 올리곤 했었다. 여행에 대한 그 글을 초계문집(草溪文集)에 모으고 있다.

(6) “서로의 사랑을 의심치 않았네 We never doubted each other’s love

Photo by ©kyunga

(ɔ)초계 그들이 ‘부부(夫婦)’일 거라고 여긴 까닭은, 그런 오랜 사랑이 있기를 바래서였을 것이다. 건장한 두 은행나무를 보니, 그 오랜 사랑에도 그들은 지치지 않았고, 항상 곁에 붙어 있어도 싫증내지 않았다. 400년 세월을 그들은 그곳에서 함께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들은 함께다.

한치도 떠남없이 그들은 서로의 잎을 물들이며 마음을 주었다. 그 오래고 깊은 대화는 잎을 통해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그들은 모진 풍파도 함께 견뎠다. 그들의 어린 시절은 짓밟히지 않았고, 그들의 청년시절도 훼손되지 않았다.

“귀밑 머리 묶어 부부가 되었으니, 서로의 사랑을 의심치 않았네. 오늘 저녁 기쁨이 있고,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 때인지. 봄 같이 어여쁜 시절 힘껏 사랑했으니, 즐거웠던 때 잊지 않기를. 살아 있다면 반드시 돌아올 것이고, 죽으면 오랫동안 그리워할 것을!(유별처 중에서)” (ɔ)草溪文集 (註) 더 많은 사진과 여행정보는 《원문》 참조

(5)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On a wonderful day in October

Photo by ©kyunga

(ɔ)초계 “빛”이 담겨있다. 빛을 찍어 사진에 담는 일은 놀라운 경험이다. 마치 수채화처럼, 밝고 맑고 그윽하다. 고등학교 미술시간, 인상파 화가처럼 수채화에 빛을 넣고 싶었지만 결국 표현하지 못했다. 나의 그림은 물감이 섞여 어둡고 축축했다. 밝은 물감에 밝음을 더했지만 결코 빛이 되지 않았다. 이유도 모른 채, 그렇게 나의 미술시간은 영원히 끝이 나고 말았다.

세계 미술사를 뒤흔든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예술과 삶은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 모네, 르느와르, 드가, 바지유, 마네, 세잔은 “빛”을 그린 사람들이다. 19세기말, 사실주의가 판치던 프랑스 미술계 이단아들이었다. 이들은 당시 미술 사조에 맞서, 색채에 관한 개념을 바꿔놓았다. 특히 빛에 노출되는 풍경이나 정물의 강인한 인상을 순간 포착해 화폭에 담았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에 따라 시시로 변하는 자연과 사물의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캔버스를 가지고 야외로 나갔다. 이들은 여러 가지 색채를 이용하여 자연광을 표현하고 빛과 색의 무한한 다양성을 실험했다. 그리고 자신의 색채로 빛을 그렸다.

클로드 모네의 1872년 작, “인상, 해돋이”는 마치 수채화 같다. 그 작품에서 나는 잔잔한 수채화 빛을 보았다. 지금 나는 또 다른 수채화 빛을 보고 있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ɔ)草溪文集 (註) 더 많은 사진과 여행정보는 《원문》 참조.

(4) 보석 빛으로 물든, 내장산 단풍 Autumn Leaves of Naejangsan, dyed with Jewel Light

(ɔ)초계 형형색색의 보석 빛을 보고 싶다면 내장산으로 가라! 그곳엔 한국의 자연이 만들어낸 눈부신 보석들이 있다. 눈부시도록 너무 아름다워 솟구치는 눈물을 참지 못할 것이다. 에메랄드(Emerald)는 불사(不死)를 상징한다. 한국은 5천 년을 이어왔다. 불사의 나라다. 에메랄드는 또 청춘을 의미한다. 반 만년을 이어온 한민족은 청춘의 역동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내장산 단풍

정열의 붉은 빛 루비(Ruby), 열정이다. 한국인은 뜨겁다!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노래하고 춤추고 노는 것 조차도 너무 뜨겁다. 스스로 그 열정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진짜 진짜 뜨겁다. 몸은 식어도 그 열정은 식지 않는 민족, 한국인은 루비 빛 불사신이다.

내장산 단풍

맑고 짙은 청빛을 띄는 사파이어(Sapphire), 진실과 덕. 한국은 선비의 나라, 예의범절의 나라다. 임산부와 노약자 좌석을 남겨두는 세계 유일한 국가, 진실을 끝까지 추구하는 민족이다. 덕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그 마음이 맑고 깊은 사파이어 빛 민족이다.

Photo by ©kyunga

가장 희귀하고 사랑받는 다이아몬드(Diamond), 태양과 생명 그리고 불후성을 상징한다. 한국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 동방의 빛을 세계에 비추는 나라다. 지금 세계의 빛이 되는 한국의 문화는 그 깊이가 깊고 또한 넓다. 그 오랜 생명력이 지금 영원한 태양처럼 빛나고 있다. (ɔ)草溪文集 (註) 오랜 후배가 여행을 다니면서 촬영한 사진에 글을 써서 올리곤 했었다. 여행에 대한 그 글을 초계문집(草溪文集)에 모으고 있다. 더 많은 사진과 여행정보는 《원문》 참조

(3) 어둠을 헤치고 Breaking through the darkness 02 Dec 2023 (Sat)

(ɔ)초계 새벽 세시 반, PIP 암흑 속을 뚫고 달렸다. 저 깊은 흑암 속 어딘가에 목적지가 있다. 우측은 허드슨 강(Hudson River), 좌측은 9W도로다. 희미한 전조등 만이 내 앞길 비출 뿐, 가로등도 앞 차량의 후미등조차 없다. 끝을 알 수 없는 터널 속 시간처럼, 뜻하지 않은 때 빠져나오며 안도하지만, 잊히지 않을 것 같던 그 경험은 잊혀지기 쉽다.

도로 옆 가로수 가을 짙고, 삶의 터널 구부러져 비틀거린다. 결국은 혼자 가는 길이다. 언젠가 모두 종점에서 만나겠지만, 가는 길은 모두 다르다. 시간도, 속도도, 때론 멈추고, 되돌며 방황하기도 한다. 목적지로 빠지는 5 S 바로 전에 북쪽으로 가는 5 N이 있다. 순간 잘 못 들어서면 다른 길로 빠진다. 돌아돌아 결국 목적지를 찾겠지만, 실수로 인생을 낭비 한건지, 운명을 바꾼 신의 섭리(攝理)인지는 알 수 없다. “가 가서 살아, 가 가, 나의 친구야 / 운명도 나중에 생각을 바꿀 수 있어(Go go live, go go, my friend / And fate may well change its mind)”라는 샹송 노래처럼, 가혹한 내 운명에 대한 그녀의 마음 변하기를..

PIP(Palisades Interstate Parkway)는 뉴저지와 뉴욕에 걸친 총 길이 38.25 마일(약 61.56 km) 간선도로다. 뉴욕 Rockland & Orange 지역, 그리고 뉴저지 Bergen County에서 뉴욕 시내로 향하는 중요한 통근 루트다. 이 루트의 남쪽 종점은 뉴저지 포트 리(Fort Lee)의 조지 워싱턴 브리지(George Washington Bridge한인들은 ‘조다리’라고 부른다)에서 Interstate 95 (I-95), New Jersey Route 4, 그리고 U.S. 1, U.S. 9 및 US 46에 연결된다. 북쪽 종점은 뉴욕 주 포트 몽고메리(Fort Montgomery)의 교차로로, PIP가 Bear Mountain Bridge에서 US 9W 및 US 202와 만난다. 이들 도로는 뉴저지/뉴욕 한인의 삶 그 자체다. 이곳을 오가지 않고는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리적 내 인생은 지금 이들 도로 위에 있다. 시간은, 이곳에서 악마와 천사의 모습으로 나를 기다린다! (ɔ)草溪文集

PIP(Palisades Interstate Parkway)

(2) 고색창연(古色蒼然) Ancient elegance and solemnity 27 Nov 2023 (Mon)

(ɔ)초계 구름 속 햇살 얼굴 붉히기 전, 은빛 둥근달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허공의 전기줄 어지러이 시야를 가렸지만, 월링턴(Wallington, NJ)으로 가는 언덕 위 도로에서는 한 폭의 채색 동양화 같았다. 지난 밤 이슬비에 차량이 흠뻑 젖었다. 오늘 아침은 청량하다. 추위가 머뭇거리는 듯 초가을 날씨 지속되니, 한파 몰려올까 되레 걱정된다.

곳곳 지날 때마다 시간의 흔적 박혀있는 옛것의 아름다움, 수백 번 계절의 변화 겪으며, 고서적 내음 물씬 풍기는, 짙붉은 벽돌로 촘촘히 얽혀져, 세찬 바람 폭우에 아랑곳 않고, 악마의 전설, 천사의 신비를 지닌, ‘고색창연(古色蒼然)’한 도시를 상상한다. 오래 전, 파리와 런던에서 느꼈던 세월의 정취를, 이곳에서 나는 아직 찾지 못했다. 산비탈 울퉁불퉁 도로 좌우 주택 사이사이, 불협화음만 어지러이 섞여 있을 뿐.

한인 밀집지역 뉴저지 작은 도시들, 팰리세이즈 파크(Palisades Park), 포트리(Fort Lee), 린우드(Linwood), 레오니아(Leonia), 리지필드(Ridgefield), 리지필드 파크(Ridgefield Park), 노스 버겐(North Bergen), 페어뷰(Fairview), 에지워터(Edgewater), 클맆사이드 파크(Cliffside Park), 웨스트 뉴욕(West New York), 리틀페리(Little Ferry), 해컨색(Hackensack), 잉글우드(Englewood), 잉글우드 클맆(Englewood Cliffs), 파라무스(Paramus), 테너플라이(Tenafly), 크레스킬(Cresskill), 데마레스트(Demarest), 알파인(Alpine), 클로스터(Closter)에는 농축(濃縮)된 한인들 삶의 희비(喜悲) 뿌옇고, 일부 도시 수 백년 역사에도, 고즈넉한 옛 향기 맡을 수 없어. (ɔ)草溪文集

(1) 삽우(霎雨) Drizzle 26 Nov 2023 (Sun)

(ɔ)초계 오후 세 시 무렵, 이슬비가 찾아왔다. 어릴 적 늘 내렸으나, 나이 들어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이슬비는 는개보다 굵고 가랑비보다 가늘다. “가루 팔러 가니 바람이 불고, 소금 팔러 가니 이슬비 온다”는 옛말. 바람 불면 가루 날리고, 이슬비 내리면 소금 녹으니, “세상일이란 뜻대로 되지 않고 빗나가기 쉬움”을 뜻한다. 지금까지의 내 삶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지만, 문학 작품 속에서만 남은 듯 사용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 이슬비 나리는 낭만적 풍경을, ‘마(魔)가 끼어서 잘 안되는 비유’로 사용하는 것에는 마음이 안좋다. 부슬부슬 이슬비가 나는 좋다. “가랑비, 보슬비, 는개, 안개비” 등의 호칭도 좋다. 세우(細雨), 삽우(霎雨)라는 한자(漢字)보다, 그 모습을 형용화한 한글 명칭이 더 정겹고 예쁘다.

오후 다섯 시 쯤, 홀로 카페에 들어섰다. 추수감사절 휴식의 무료함을 쓴 커피로 달래기 위해서다. 블랙커피와 어울리는 빵을 곁들였다. 쓴 커피가 맛있지만, 블랙커피는 아무리 맛있더라도 쓸 뿐이다. 인생이 쓰고 아픈데, 단걸 먹지 왜 쓴 커피를 마시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쓴 커피를 마신다. 고통을 즐기는 걸까, 아니면 느끼지 모르는 걸까!

긴 휴일에도, 휴식은 나의 삶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쫓기듯 항상 나는 무언가를 했다. 휴일의 수면은 나의 불면을 치유하지 못했다. 젊은 외국인 커플이 내 앞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눈다. 적막한 창 밖 땅거미를 느끼며, 마지막 한 모금 커피가 상연(爽然)하다. 네 번째 추수감사절 휴일, 그 마지막 날을 그렇게 보내고 있다. 지극히 공허한 일상, 내일의 길목에서 누가 나를 맞이할까. (ɔ)草溪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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