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ashington D.C.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추방 명령을 받고도 미국을 떠나지 않는 이민자들에게 하루 최대 998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이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재산을 압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8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 초기에 추진했던 강경 이민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해당 벌금은 1996년 제정된 연방법에 근거한 것으로, 2018년 트럼프의 1기 행정부 시절 처음 집행된 바 있다. 당시에는 교회에서 보호받던 이민자 9명을 대상으로 수십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고, 이후 일부 이민자들에게는 인당 약 6만 달러 수준의 벌금이 실제로 부과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법을 최대 5년까지 소급 적용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벌금 총액이 백만 달러를 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익명의 고위 관리는 밝혔다. 또한, 벌금을 납부하지 않은 이민자들의 자산을 압류하고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토안보부(DHS) 대변인 트리샤 맥러플린은 “불법 체류자는 이제 ‘CBP 홈’이라는 앱을 통해 자진 출국해야 한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하루 998달러의 벌금을 포함한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 고위 정책 담당이었던 스콧 슈차트는 “이 정책의 목적은 실질적인 법 집행보다는 이민자 커뮤니티에 공포를 조성하려는 것”이라며, 헌법적 도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 추방 명령을 받은 이민자는 약 140만 명으로 추정되며, 그 중 상당수가 미국 내에 가족, 직장, 지역사회와 깊은 연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벌금 정책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는 이민자 상당수는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와 함께 사는 ‘혼합 신분 가정’(mixed-status households)에 속해 있다. 이로 인해 벌금과 자산 압류는 미국 시민의 재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가 확인한 이메일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트럼프의 정책 고문 스티븐 밀러는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벌금 집행과 자산 압류를 담당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CBP 내부 문건에 따르면, 현재 시스템은 해당 벌금 집행을 지원하지 않으며, 이를 위해서는 1,000명 이상의 신규 법률 보조인력 채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막대한 비용과 시행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벌금 제도 시행 일정은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며, 국토안보부는 관련 기술적 세부사항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